[양형모의 공소남닷컴] 에녹 “긴 호흡의 대본, 첫눈에 반했죠”

입력 2019-03-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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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배우 에녹(왼쪽)과 벨라뮤즈 권혁미 대표. 연극 ‘왕복서간’은 KT&G가 주최한 상상스테이지챌린지에 최종선정돼 관객과 만나게 됐다. 윤종혁 PD jh-yoon@donga.com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배우 에녹(왼쪽)과 벨라뮤즈 권혁미 대표. 연극 ‘왕복서간’은 KT&G가 주최한 상상스테이지챌린지에 최종선정돼 관객과 만나게 됐다. 윤종혁 PD jh-yoon@donga.com

■ 연극 ‘왕복서간’ 배우 에녹과 제작자 벨라뮤즈 권혁미 대표를 만나다

KT&G 상상스테이지 챌린지 선정작
에녹 “편지글 대본 도전심 솟구쳤죠”
권대표 “기대 이상을 보여주는 배우”


진실을 담기에는 말보다 글이 나을 때가 많다. 일기가 그렇고, 편지가 또한 그렇다. 연극 ‘왕복서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편지가 중요한 도구로 등장한다. 15년간 연인으로 지내온 준이치와 마리코가 서로 편지를 주고받게 되면서 묻혀졌던 15년 전의 사건이 실타래를 풀기 시작한다.

일본의 유명 추리 소설가 미나토 가나에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왕복서간’이 4월 2일부터 21일까지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일본에서도 연극으로 만들어진 적이 없으니 한국, 아니 세계 초연이다.

연극 ‘왕복서간’은 KT&G 상상마당 창작 뮤지컬 및 연극 지원 프로그램인 상상스테이지챌린지 선정작이다. KT&G는 창작극 시장의 열악한 수익구조, 공연장 대관료 등의 이유로 지속적인 공연을 펼치기 어려운 창작 뮤지컬, 연극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왕복서간’은 지난해 선정됐고 드디어 이번에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됐다.

준이치 역을 맡은 배우 에녹과 ‘왕복서간’의 제작사인 벨라뮤즈 권혁미 대표를 ‘왕복서간’이 공연될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만났다.

에녹은 2007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한 이래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리스트의 대부분은 뮤지컬로 채워져 있다. 에녹은 “연극은 보도지침 이후 2년 만”이라고 했다. 이 작품의 어떤 점이 그를 연극무대로 다시 불러냈을까.

“연극은 늘 하고 싶었다. 뮤지컬을 주로 하다보니 뮤지컬 작품으로 불러주실 때가 많긴 하다. 왕복서간 출연 제안을 받고, 대본을 보자마자 도전해보고 싶었다. 대표님께 전화를 드려 꼭 하고 싶다고 했다.(웃음)”

‘왕복서간’은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길다(편지글이다). 긴 호흡으로 극을 끌어가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에녹이 말한 ‘도전’이었다. “꼭 하고 싶다”는 에녹의 요청에 권 대표는 내심 쾌재를 불렀다.

“에녹 배우와는 이전에 같이 작업을 한 적이 있었다. ‘이 만큼 하겠지’하면 늘 그 이상을 보여준 배우다. 준이치는 차가워 보이지만 따뜻한 감성을 지닌 남자다. 에녹 배우가 그렇다.” (권 대표)

“제가 차가워보이나요? 하하.” (에녹)

연극 ‘왕복서간’.

연극 ‘왕복서간’.


연극 ‘왕복서간’이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KT&G는 공연장과 부대시설, 1000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관객의 사랑을 받아 재공연을 할 경우 KT&G 상상마당과 공동기획, 개최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권 대표는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이 420석 규모의 전문공연장이라는 점에 강하게 끌렸다”고 했다. ‘왕복서간’은 쟁쟁한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1차 서류심사, 2차 인터뷰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작이 됐다.

“선정이 될 줄 알았나요”라는 질문에 권 대표는 숨도 안 쉬고 “네!”라고 답했다.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과 강력한 자부심이 동시에 느껴졌다.

에녹은 “개막날짜가 다가오니 배우들도 긴장하면서 연습을 하고 있다”고 했다. 준이치와 마리코는 각자 편지를 읽으면서 대화 아닌 대화를 나눈다. 대사가 길고, 시공간은 다르다. “각자 익힐 것을 익히고 이제 살을 붙여가고 있다”고 했다.

준이치 역은 에녹과 주민진, 마리코는 신의정과 진소연이 번갈아 맡는다.

에녹은 “팬분들이 보내주시는 편지는 늘 다음 무대에 설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며 웃었다. ‘왕복서간’을 보신 에녹 배우의 팬들께서는 받은 감동을 이왕이면 손으로 눌러 쓴 편지로 회신해 보는 것은 어떠실지. 아참, 이 작품의 부제는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이다. 어떤 수업인지는 에녹 배우도 알려주지 않았다.

◆ 이 인터뷰의 영상은 네이버TV, 카카오TV, 동아닷컴 VODA ‘스타저장소’와 유튜브 ‘공소남’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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