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포커스] 16전17기…1500승은 결코 쉽게 오지 않았다

입력 2019-03-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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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세영 기수.

■ ‘데뷔 17년차’ 문세영 기수, 최단 기간 1500승 대기록 달성

1500승에 1승만 남겨놓고 고전
“나이 먹을수록 1승 하기 어려워
‘2000승’ 박태종 선배 정말 존경”


‘경마 황태자’ 문세영 기수(38세, 프리)가 한국경마 역사상 두 번째로 1500승을 달성했다. ‘경마 대통령’ 박태종 기수가 22년 걸린 대기록을 무려 5년이나 앞당긴 데뷔 17년차에 이뤄냈다. ‘최초’라는 수식어는 달지 못하지만 ‘최단 기간 1500승’이라는 명예를 챙겼다.

문세영 기수는 23일 토요경마 제1경주를 승리하면서 1500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놓으며 경주로를 뜨겁게 달궜다. 남은 경주와 다음날까지 17번의 기승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는 한껏 고조됐다. 더군다나 올해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 모두가 쉽게 1500승을 거머쥘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상황은 달랐다. 문세영 기수는 ‘경마 황태자’답지 않게 이어진 16번의 기승에서 모두 우승하지 못하며 1500승 대기록은 다음 기회로 미뤄지는 듯했다. 반전은 17번째 기승인 일요일 마지막 경주에서 일어났다. 어나더스마트원이 무서운 속도로 다른 경주마들과의 거리를 벌리며 6마신(1마신=약 2.4m)이라는 큰 차이로 우승하며, 문세영 기수에게 고대하던 1승을 안겼다. 결승선을 가르는 순간 경마팬은 물론 경마관계자 모두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고, 문세영 기수는 16전17기 만에 통산 1500승이란 값진 선물을 거머쥐며 환하게 웃었다.

문세영 기수는 “많은 분들이 1500승을 기다리셨을 텐데 본의 아니게 애태운 것 같아 죄송하다. 그만큼 경마는 공정하고 1승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1500승을 앞두고 우승이 유력시되는 인기마에 타고도 우승을 못 한 경주가 많았다. 그런데 팬들이 질타보다는 응원을 많이 해줘서 1500승보다 더 큰 감동을 받았다. 팬들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1500승을 먼저 달성한 박태종 기수는 꽃다발을 들고 찾아와 깜짝 축하이벤트를 후배에게 선사했다. 문세영 기수는 “기수 생활이 길어질수록 1승하기가 정말 어렵고 소중하다는 것을 느낀다. 1500승은 달성했지만 2000승은 더 큰 부담이 된다. 그런 2000승을 2016년에 한국 기수 최초로 이뤄낸 박태종 선배에게 정말 존경을 표한다. 앞으로도 오래 활동하시길 바란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는 문세영 기수의 1500승 달성 축하 기념행사를 31일에 개최할 예정이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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