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브록 다익손. 스포츠동아DB
2018시즌 SK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메이저리그로 떠난 메릴 켈리의 빈자리를 하루아침에 메우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그 역할을 이어받은 다익손은 KBO리그가 처음이다. 2019시즌 개막 후 두 경기서도 차례로 6이닝 4차책점(3월 26일·LG 트윈스), 4.1이닝 2자책점(31일·키움 히어로즈)으로 고전했다. 키움전에서는 직구 최고 구속이 146㎞에 그쳤다.
SK는 다익손의 적응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150㎞를 거뜬히 넘기는 강속구 투수를 선호하는 염경엽 감독은 애초부터 다익손의 빼어난 신체조건에 기대를 걸었다. 구속은 떨어져도 205㎝의 높이에서 출발하는 공은 강속구 투수의 그것보다 위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경기 운용에 관해서도 아직은 크게 개입하지 않는다. “투수가 던지고 싶은 공을 던져야 변명의 여지가 없다. 특히 외국인 선수의 경우 하고 싶은 대로 둬야 그 방법이 실패했을 경우 ‘한국에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설득이 된다”는 것이 염 감독의 설명이다.
한편으론 건재한 김광현의 존재가 다익손을 향해 생길 수 있는 SK의 애타는 마음을 잠재운다. “토종 1선발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유리한 조건”이라는 염 감독의 말처럼 김광현이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까닭이다. 여기에 4,5선발을 맡은 박종훈, 문승원도 제게 주어진 충분한 이닝을 책임져주면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김광현도 제 역할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는 켈리 다음으로 내 몫을 다해 많은 이닝을 던졌지만, 올해는 역할이 바뀌었다”며 “모든 선발 투수들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앞에서 잘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