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KBO 총재(왼쪽)-이대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장. 스포츠동아DB
선수협회 김선웅 사무총장은 3일 “4월 중으로 KBO 총재와 선수협 회장이 만나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논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KBO 커미셔너와 선수협회 회장이 만나는 것은 2년여 만이다. 선수협회는 2017년 4월 이후 제 10대 회장을 선출하지 못했다. 주요 후보들이 회장 출마를 계속 고사했다. 결국 내부 규정을 변경해 투표를 진행했고, 롯제 자이언츠 이대호가 지난달 25일 새 회장으로 선출됐다.
첫 만남은 리그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가장 절실한 FA제도 변화의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정 총재는 취임 초기 프로야구 산업화를 공약을 내걸었다. 미국 메이저리그를 모델로 각 구단이 재정적으로 자생력을 갖추는 리그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리그 전력평준화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 FA 제도는 이 부분에서 전혀 역할을 못하고 있다. 오히려 외부전력 보강을 방해하는 규제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FA제도 개혁은 구단과 선수 모두 한발씩 양보해야 이뤄질 수 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여정이다. 올 시즌 후 새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일정이 촉박하다.
그러나 각 구단과 선수협회는 여전히 마찰 중이다. 선수협은 지난해 KBO 이사회가 ‘FA총액 80억 원 이하 제한 규정’을 도입하려고 하자 공정거래위원회에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신고했다. KBO와 각 구단은 지속적으로 선수협회에 신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선수들은 신고철회를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제도개선 및 저연봉 선수들의 복지 혜택 등을 요구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운찬 총재와 이대호 회장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