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균. 스포츠동아DB
김태균은 4·5번에서 편차 없어, 호잉은 4번에서 성적 ↑
변형 클린업트리오로 팀 타격 상승효과…‘유기적 조합’
한화 이글스를 대표하는 타자는 김태균이다. 간판타자인 그에게 어울리는 타순은 4번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5번이 더 익숙해졌다. 부상에 시달린 지난해부터다. 올해는 9일까지 팀이 치른 14경기 중 10경기에 5번으로 나섰다. 김태균의 장타력 또는 타점생산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당초 한용덕 한화 감독이 구상한 클린업트리오는 ‘3번 제라드 호잉~4번 김태균~5번 이성열’이었다. 김태균이 4번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클린업트리오를 개막전에 꺼내들었다. 그러나 송광민을 ‘강한 2번’으로 끌어올리고, 트레이드 요청으로 징계(무기한 참가활동 정지)를 받은 이용규가 빠지자 하위타선이 허약해졌다.
개막전 이튿날부터 대대적인 타순조정이 이뤄졌다. 송광민~호잉~김태균의 변형 클린업트리오가 탄생했다. 오른 팔꿈치 통증 때문에 잠시 전열을 벗어나있는 이성열은 6번으로 배치됐다. 3번부터 6번까지 ‘우~좌~우~좌’의 지그재그 타선이다.
한 감독은 변형된 중심타선에 대해 “송광민, 호잉, 김태균의 순으로 붙여놓으면 더 시너지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상대투수들이 위압감도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는 결과가 괜찮다”고 설명했다.
김태균은 4번으로 나선 4경기에서 타율 0.375, 2타점을 올렸다. 5번으로는 타율 0.375에 1홈런, 7타점을 뽑았다. 호잉은 3번(타율 0.267·1타점)보다는 4번(타율 0.270·1홈런·9타점)에서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아직 타격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상태이지만, 4번에 어울리는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6번에서 타율 0.444, 3홈런, 8타점을 기록한 이성열을 포함하면 4~6번이 한화의 실질적 클린업트리오였다.
주전들의 연쇄부상으로 개막 직후부터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지만, 한화는 변형된 클린업트리오로 타선의 활로를 찾아 팀 타격에선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타율은 0.295로 1위, 홈런은 13개로 공동 3위, 타점은 90개로 1위다. ‘유기적 조합’의 선순환으로 평가할 만하다. 시즌 끝까지 지속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타율(0.275) 8위, 홈런(151개) 7위, 타점(668개) 9위로 하위권이었던 팀 타선의 개선과 분발은 올 시즌 내내 한화의 과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