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왓칭’ 강예원 “악바리 근성으로 여기까지…‘두고 봐’가 인생 모토”

입력 2019-04-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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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왓칭’의 주인공으로 나선 강예원은 “악바리 근성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지금도 무한한 꿈을 꾸고 있다는 그는 “다만 에너지를 잃지 않길 바랄 뿐”이라며 웃었다.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영화 ‘왓칭’의 주인공으로 나선 강예원은 “악바리 근성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지금도 무한한 꿈을 꾸고 있다는 그는 “다만 에너지를 잃지 않길 바랄 뿐”이라며 웃었다.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 공포 스릴러 영화 ‘왓칭’으로 돌아온 강예원

‘절대 죽지 않아’ 대사에 꽂혀 캐릭터 몰입
촬영장 개근…車 추격전 등 액션영화 뺨쳐
혼자 책임지는 작품은 처음…큰 공부 됐죠

“나는 절대 죽지 않아!”

자신의 목숨을 조여 오는 살인자의 추격이 극에 달한 순간, 어떻게든 몸을 숨기기보다 그에 맞서 이렇게 외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유도 알지 못한 채 피해자의 처지에 놓이지만 무너지지 않고 용기 있게 해결책을 찾는 인물을 배우 강예원(39)이 완성했다. 17일 개봉한 영화 ‘왓칭’(감독 김성기·제작 스토리공감)을 통해서다.

“‘절대 죽지 않는다’는 대사가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았어요. 포기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잖아요. 저도 비슷해요. 좌절할 때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오뚝이처럼 일어났어요. 제 인생 모토가 ‘두고 봐! 해낼 거야’거든요. 하하!”

영화 개봉 준비에 한창인 강예원을 11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났다. 영화에선 지하주차장에 갇혀 쉼 없이 쫓기는 인물을 맡은 탓에 깨지고 부딪히기 일쑤이지만 실제 모습은 다르다. 마주할 때마다 왠지 더 어려지는 듯한 외모, 민낯을 거리낌 없이 내보이는 솔직한 성격이 어김없이 시선을 붙잡는다.

“저요? 악바리 근성으로 여기까지 와 있잖아요. 대학 입학시험 때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웃음) 내가 가진 능력이 적다보니 계속 노력해서 여기까지 온 거죠. 지금도 무한한 꿈을 갖고 있으니 또 노력해야죠. 다만 에너지만 잃지 않길 바랄 뿐이에요.”


● “연습하면 못 할 게 없어요”

‘왓칭’은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포 스릴러다. 크리스마스 연휴 회사 지하주차장에서 건물 보안요원(이학주)에 납치당한 주인공 영우(강예원)가 자신을 조이는 감시를 피해 탈출하려는 이야기다. 늘 이용하는 지하주차장, 사방에 붙어있는 폐쇄회로 카메라가 한순간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반전의 설정이 섬뜩하게 다가오는 공포물이다.

강예원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내 주변부터 돌아봤다”고 했다. 자신을 보호해줄 거라고 여긴 존재가 돌연 감시하고 가두는 상황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자각했기 때문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모든 걸 보여야 하고, 대부분 급작스럽게 일어나는 상황을 담아야 했어요. 1분, 1초를 나눠가면서 재빠르게 움직여야 했고요. 처음엔 영우의 처지에 몰입돼 악도 쓰고, 울기도 하고, 떨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바뀌지 않잖아요. 정말, 연기하기 힘든 작품이었어요.”

‘왓칭’의 상영시간은 97분이다. 그 가운데 강예원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은 거의 없다. 인천광역시 송도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 1층부터 5층까지 통째로 빌린 촬영현장에 그는 “100% 출석했다”고 돌이켰다.

사실 강예원은 한동안 코미디 영화에서 발군의 실력을 과시해왔다. 1132만 관객이 본 2009년 주연영화 ‘해운대’가 대표적이다. 최근 몇 년간은 스릴러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2016년 출연한 영화 ‘날, 보러와요’는 그의 활약에 힘입어 여러 한계를 딛고 100만 관객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스릴러 영화에 나설 때면 뛰고, 쫓기고, 갇히고, 공포에 떠는 상황에 연속적으로 놓인다. 일련의 연기 과정에 강예원은 “그래서 제 인생은 고난의 연속인 것 같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날, 보러와요’를 찍으면서 힘들었거든요, 시간이 지나니까 마치 좋은 추억으로 남는 것처럼 잊히더라고요. 하하! 그런데 또 이렇게 될 줄 몰랐죠. 이번엔 스릴러이지만 액션영화라고 해도 될 정도였어요. 자동차 추격전도 있고 몸싸움도 했고요. 달리기만큼은 자신 있어요. 같이 출연한 (이)학주도 저를 뛰어넘지 못했거든요.”

평소 “몸치에 가깝다”는 강예원은 영화에 필요한 액션 연기는 “거뜬하다”고 했다. “연습하면 안 될 일이 없다”는 생각이다. “벚꽃 피는 4월에도 핫팩이 필요할 만큼 추위를 타지만 한겨울 혹한에도 얇은 옷 입고 뛰면서 액션까지 할 수 있는 건 연습이자 악바리 근성 덕분”이라고 말했다.


● 시사고발 프로그램 챙겨보는 ‘열혈 시청자’

누군가 강예원에게 어떤 프로그램을 좋아하는지 물으면 그의 입에선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PD수첩’의 제목이 줄줄이 나온다. 이에 더해 장수 휴먼 다큐멘터리 ‘인간극장’도 애시청 목록에 있다. 평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이 큰 편이기도 하고, 실제 사건은 물론 미제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 유독 큰 호기심을 갖고 있다.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제 관심은 바로 세상의 일들이에요. 제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이요. 그래서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프로그램을 빼놓지 않고 보고 있어요.”


영화 ‘왓칭’ 역시 흡사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다. 여성을 상대로 벌어지는 악랄한 범죄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상황과 맞물려 이번 작품은 현실감을 높인다.

그렇다고 강예원이 영화에서 속수무책 당하는 피해자에만 머무는 건 아니다. 어떻게든 벗어나려 움직이고, 때때로 용기 있게 맞선다. 그 과정을 온전히 혼자 이끈다는 사실에선 배우로서 그의 존재감을 새삼 돌아보게 한다.

“사실 이렇게 혼자 책임지는 작품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부담스러웠어요. 어려웠지만 큰 공부가 됐어요. 제가 가진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고, 또 채우는 기회가 됐어요. 앞으로도 스스로 채찍질해야죠. 계속 정신을 차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해요.”

● 강예원

▲ 본명 김지은
▲ 1980년 3월15일생
▲ 1999년 한양대 성악과 입학
▲ 2001년 SBS 시트콤 ‘허니허니’ 데뷔
▲ 2007년 영화 ‘1번가의 기적’
▲ 2009년 영화 ‘해운대’ 주연, 1132만 관객 동원
▲ 2015년 MBC ‘일밤: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
▲ 2016년 영화 ‘날, 보러 와요’ KBS 2TV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
▲ 2017년 KBS 2TV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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