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연. 사진제공|KLPGA
드림투어 상금왕 출신 이승연은 21일 경남 김해 가야 컨트리클럽(파72·680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하며 2년차 최예림(20·하이트진로)을 1타 차로 제치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첫 우승까지 가는 길목에는 3번의 반전이 있었다.
첫 번째는 9~11번 홀이었다. 8번 홀 보기로 잃어버렸던 타수를 파5 9번 홀 버디로 만회한 이승연은 파5 10번 홀 버디로 8언더파 공동선두가 됐다. 이때부터 표정이 밝아졌다. 파4 11번 홀 버디로 단독선두가 됐다. 3연속 버디 이후 플레이는 거칠 것이 없었다. 파4 15번 홀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샷이 컵에서 4m 정도 떨어졌다. 어려운 버디를 성공시키며 추격자들과 격차를 2타로 벌렸다. 물론 우승까지는 아직 긴 여정이 남아 있었다.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전반 내내 7언더파로 버티던 최예림에게도 기회가 왔다. 파4 12번 홀에서 칩인파로 8언더파를 유지했던 보상이 16번 홀에서 나왔다. 장거리 버디를 성공시켰다. 이승연과의 거리를 한 타차로 줄였다.
이어진 파3 17번 홀. 두 번째 반전의 홀이었다.
최예림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렸지만 언덕을 맞고 경사를 타고 핀 1.2m 거리까지 굴렀다. 이승연은 온그린에 성공했다. 5m 내리막에서 3퍼트로 보기. 타수를 까먹었다. 반면 최예림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1위와 2위가 뒤바뀌었다.
하지만 골프는 18번 홀 경기였다. 이승연에게 마지막 반전의 홀이었다. 최예림은 투온에 성공했다. 이승연이 홀컵 1m 부근에 떨어지는 세컨샷을 성공시킨 장면이 변수였다. 부담이 생긴 최예림의 6m 거리 버디 퍼트가 짧았다. 이승연보다 더 먼 곳에서 볼이 멈췄다. 이어 1m가 조금 넘는 파 퍼트마저 실패했다. 결국 최예림은 3퍼트를 범하며 손 안에 들어온 우승을 놓쳤다. 사흘 내내 노보기 플레이를 해오던 최예림의 너무나도 뼈아픈 실수였다.
“두 번 다시 2부투어로 떨어지기 싫었고 ‘이렇게 많은 팬들 앞에서 언제 해보겠냐’는 마음으로 경기를 즐기려고 했다”던 이승연은 침착하게 18번 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마침내 첫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우승까지의 과정이 너무도 드라마틱했기에 세리머니도 격렬했다. 우승상금은 1억2000만 원이다.
한편 6경기를 소화한 올 시즌 KLPGA 투어는 조아연(19·볼빅)의 뒤를 이어 2번째로 루키가 우승을 차지하며 새 얼굴의 돌풍을 이어갔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