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륜은 인기선수들의 안정적인 경주운영으로 저배당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마크추입형 선수들이 몸싸움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2.0배 미만의 일명 ‘점배당’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경륜 선수들이 역주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선행형 후배 배려하다 역전 당하고
김재환도 낙차 후유증에 추월 허용
선수 몸·심리 상태 반영 전략 필요
최근 경륜은 인기선수들의 안정적인 경주운영으로 저배당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마크추입형 선수들이 몸싸움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조금만 윤곽이 드러난다 싶으면 복승은 물론 쌍승까지 2.0배 미만의 일명 ‘점배당’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과가 뒤집혀지는 변수도 주의해야 한다. ‘경륜박사’의 박진수 팀장은 “여러 변수 등으로 쌍승, 복승 모두 점배당으로 끝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복승 ‘보험’을 들어놓고 쌍승은 선수들의 몸상태와 심리상태를 반영해 뒤집는 전략을 적절히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선행형 배려하다 덜미 잡히다
3월 19일 광명 10경주에서 박진철-홍석한은 쌍승 1.7배, 복승 1.4배를 형성했다. 레이스 전개도 손재우의 선행을 박진철, 홍석한 순으로 추주했다. 그러나 박진철은 선행하던 손재우의 종속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도 지나치게 배려하다가 홍석한에게 덜미를 잡히며 쌍승이 5.6배로 뒤집혔다.
다음 날 광명 13경주에서도 초주 정대창-정재원-김관희 순으로 위치했으나 정대창은 예상대로 선행을 감행했고, 정재원은 지역 후배인 정대창을 배려해 최대한 지켜주면서 추입하려다가 결승선 앞에서 김관희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쌍승 1.9배, 복승 1.6배였던 정재원-김관희 배당은 김관희-정재원 순으로 끝나면서 쌍승 7.8배로 치솟았다.
● 인지도 높으나 몸이 안 따라준다
3월 13일 김재환-임경수는 쌍승 2.2배, 복승 1.2배, 20일 이창희-유현근은 쌍승 1.9배, 복승 1.3배, 26일 천호신-임섭은 쌍승 1.9배, 복승 1.3배가 형성됐다. 그러나 지난해 낙차로 쇄골, 허리부상 후유증이 있는 김재환이 임경수를 잡지 못하면서 쌍승이 4.2배로 뒤집혔다.
지난해 쇄골수술을 했던 이창희도 허남열의 선행을 손쉽게 추주했지만, 유현근에게 잡히면서 쌍승 3.1배로 나타났다. 천호신 역시 허리디스크 후유증 탓인지 최유선의 선행을 활용하고도 임섭에게 결승선 앞에서 추월당하며 쌍승 3.9배로 마감됐다.
● 선행형들이 머리를 쓴다
13일 황영근은 이수원 앞에서 선행승부가 예상됐고, 이수원-황영근 배당은 쌍승 1.8배, 복승 1.4배가 형성됐다. 그러나 황영근이 15기 동기생 김종현의 선행을 활용하면서 승부타이밍을 늦추는 통에 이수원은 마크 2착에 그쳐 쌍승 5.3배가 나왔다. 28일에도 정춘호-엄지용(쌍승 1.8배, 복승 1.5배)은 쌍승, 복승 모두 점배당을 형성했으나 엄지용이 또 다른 선행형 김성용을 차분히 몰아가면서 정춘호를 막아내고 쌍승을 6.8배로 뒤집었다.
● 강자들이 승부거리 늘려 잡는다
13일 민상호-이재일은 쌍승 1.7배, 복승 1.5배의 초저배당을 형성했다. 그러나 전날 우승으로 여유가 생긴 민상호는 우승을 해야 결승에 갈 수 있던 과거 광명팀 후배 이재일을 뒤에 붙이고 젖히기를 했고 이재일은 악착같이 역전을 시도하면서 쌍승이 7.8배로 뒤집혔다.
같은 날 류근철도 쌍승 1.7배, 복승 1.6배를 형성했던 신영극을 뒤에 붙이고 선행했고, 2착이면 결승에 갈 수 없던 신영극도 전력으로 추입을 시도하면서 쌍승 12.6배로 마무리됐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