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꼼짝 마! ‘걸캅스’의 통쾌한 한 방

입력 2019-05-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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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걸캅스’ 주인공인 최수영·이성경·라미란(왼쪽부터)이 개봉을 앞두고 일부 누리꾼의 ‘여성혐오’ 시선에 “영화는 영화로 봐주길 바란다”고 솔직하게 대응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9일 개봉 영화 ‘걸캅스’가 젠더 이슈에 대처하는 자세

“주인공 성별 아닌 인물로 봐 달라”
평점 테러 등 여혐 공격에도 당당

배우 라미란과 이성경, 최수영이 영화를 통해 의미 있는 행보를 시작한다. 개봉을 앞두고 일각에서 제기한 ‘뜻밖의 시선’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주변의 다양한 의견을 외면하지 않고 수용하면서 “주인공을 성별의 시선이 아닌 인물 그 자체로 봐 달라”고 답하고 있다.

9일 개봉하는 ‘걸캅스’(제작 필름모멘텀)는 전직 열혈형사(라미란)와 신참 형사(이성경)가 디지털 성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수사극이다. 여기에 경찰서 민원실 직원(최수영)이 합류, 여성들을 상대로 벌어지는 악랄한 성범죄를 통쾌하게 잡아낸다.

영화가 개봉 전부터 주목받는 것은 최근 가수 승리·정준영 사건을 마치 ‘예언한 듯’ 빼닮은 내용 때문이다. 지난해 촬영할 때만 해도 제작진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 탓에 오히려 현실감 높은 이야기로 주목받고 있다. 연출자 정다원 감독은 “여성 형사 콤비영화를 구상하면서 디지털 성범죄 뉴스를 자주 접했고 그만큼 만연한 범죄라고 생각했다”며 “극중 사건 해결 과정에 관객이 통쾌함을 느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걸캅스’는 여성들이 연대해 남성 범죄에 맞서는 내용, 예고편에서 짧게 드러난 남성 캐릭터 희화화 등으로 인해 일부 세력으로부터 엉뚱한 여성혐오의 공격을 받는 이른바 ‘젠더 갈등’의 이슈에도 휘말렸다. 3월 여성 히어로영화 ‘캡틴 마블’이 당한 ‘평점 테러’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많은 남성 투톱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과는 판이하다는 점에서 ‘젠더 갈등’ 이슈의 허상이 드러난다는 지적도 있다.

배우들은 이에 대한 발언을 거부하지 않는다. 최수영은 “현실에서 어려움에 처한 우리를 돕는 건 여성일 수도, 할아버지나 어린 동생일 수도 있다”며 “여형사가 주인공이라고 젠더 이슈의 관점으로 보려하지 말고 소영웅의 모습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라미란은 “영화는 영화로 봐주길 바라는 솔직한 마음”이라며 “개봉 전이지만 우리가 모르고 지나가는 범죄, 그걸 찾아가는 과정을 계속 내보이고 싶어 마음으론 2탄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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