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는 강력 홈런왕 후보들, 구관은 명관이 될까

입력 2019-05-08 17: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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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왼쪽)-키움 박병호. 스포츠동아DB

홈런왕 레이스의 잠룡들이 차례로 수면 위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최정(32·SK 와이번스)과 박병호(33·키움 히어로즈)를 비롯한 강력한 홈런왕 후보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상위권에 모여들고 있다.

깨어나는 시기는 달랐지만, 어김없이 격전지에 도착했다. 7일 최정이 한화 이글스 선발 투수 김범수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1·3회)을 터트리고 홈런 단독 1위(9개)를 차지하면서 홈런왕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였다. 같은 날 박병호가 시즌 8호 홈런을 쏘아 올려 공동 2위에 올랐고. 최정 뒤를 바짝 추격하며 각축전을 벌이게 됐다. 2012~2015시즌 4년 연속 홈런왕에 빛나는 박병호와 2016, 2017시즌 연달아 홈런 1위를 차지한 최정의 미묘한 신경전이다. 완벽한 타격감을 찾기까지 애를 먹었지만, 둘에 대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금 증명하고 있다.

두산 김재환(왼쪽)-SK 로맥. 스포츠동아DB


2018시즌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 김재환과 SK 제이미 로맥 역시 공동 5위(7홈런)로 뒤따르는 중이다. 지난해에도 박병호,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와 함께 시즌 종료 시점까지 홈런 레이스에서 자웅을 겨뤘던 면면이다. 로맥은 아직 시즌 타율이 0.245에 불과하지만 3, 4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2연속경기 홈런을 때려내며 기세를 되살려내고 있다.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페이스가 빨랐던 김재환만 최근 10연속경기 아치를 그리지 못하고 주춤하다.

NC 양의지(왼쪽)-삼성 이원석.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홈런 상위 그룹엔 새로운 얼굴들도 곧잘 보인다. 박병호와 공동 2위를 이루고 있는 양의지(NC 다이노스)와 이원석(삼성 라이온즈)다. 역대 통산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 각 23개, 20개에 불과하지만, 올 시즌엔 출발부터 홈런 생산에 박차를 가하며 기존 홈런왕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두산의 새 외국인 타자인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도 김재환, 로맥과 함께 공동 5위로 가세했다.

홈런왕 단골손님들과 신진 세력이 혼재한 상태에서 리그 전반의 홈런 개수가 줄어든 것 또한 새로운 변수다. 팀당 최소 35경기에서 최다 38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리그 전체 홈런은 286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비슷한 수의 경기를 치른 시점(~5월 8일)엔 421홈런이 터졌었다. 당시엔 홈런 1위인 최정(15개)을 포함해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7명에 이르렀는데, 현재는 단 한 명도 없다.

KBO리그에서 근 10년 사이 최소 홈런으로 부문 1위에 오른 것은 2011년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30홈런을 때린 최형우(현 KIA 타이거즈)다. 홈런왕의 기준 홈런 개수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조건 속에서 구관들이 자신의 명성을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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