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장영석은 올 시즌부터 ‘비대칭 노브 배트’를 사용 중이다. 발사각을 높이는 등의 효과가 있지만, 정작 아직 그 효험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장영석을 바꾼 건 ‘멘탈’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9/05/14/95516602.1.jpg)
키움 히어로즈 장영석은 올 시즌부터 ‘비대칭 노브 배트’를 사용 중이다. 발사각을 높이는 등의 효과가 있지만, 정작 아직 그 효험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장영석을 바꾼 건 ‘멘탈’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대부분의 야구 배트 손잡이 끝부분(노브)은 평평하다. 일부 장타자들은 노브에 손을 걸치기도 하기 때문에 평평함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마치 콜럼버스가 달걀을 깨 세웠듯이, 노브를 도끼 손잡이처럼 대각선 형태로 만드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를 ‘액스(AXE) 배트’로 부른다. 제조사 측은 배트에서 공으로 힘을 전달할 때 낭비가 덜하고, 효율적인 발사각을 유지하는데 용이하다고 장점을 설명한다. 무키 베츠, 더스틴 페드로이아(이상 보스턴 레드삭스), 카를로스 코레아(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일부 선수들도 이러한 배트를 사용했다.
비대칭 노브 배트는 올 시즌부터 KBO리그에도 상륙했다. 주인공은 장영석이다. 그는 지난 시즌 후 이 배트를 쥐어본 뒤 만족을 표했고, 올 스프링캠프부터 본격적으로 배트를 바꿨다. 그는 “타구를 띄우는 데 도움이 되는 느낌이다. 부상 위험성도 덜하다고 들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실제로 장영석은 13일까지 41경기에서 타율 0.270, 5홈런, 39타점(3위)을 기록하며 팀의 3루 공백을 채우고 있다. 아직 개막 두 달도 되지 않았지만 타점은 개인 커리어 하이다. 아울러 2루타 11위(10개), 득점권 타율 10위(0.386) 등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만년 유망주’로 불리던 그는 올해 자신의 기록 관련 모든 걸 갈아 치울 기세다.
하지만 이를 배트 교체의 효과로만 설명하긴 어렵다. 트랙맨 레이더로 트래킹 데이터를 수집하는 ‘애슬릿미디어’에 따르면 장영석의 올 시즌 타구 평균 발사각은 9.6도다. 지난해(10.1도)나 2017년(14.8도)에 비해 오히려 떨어졌다. 타구 평균 속도(138.5㎞)나 160㎞ 이상 타구의 비율(21.1%) 역시 2017년에 미치지 못한다. 언뜻 배트 교체의 효과가 없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장정석 키움 감독은 “장영석이 정말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러한 활약을 어찌 배트 교체 효과로만 볼 수 있겠나. 차이는 결국 멘탈이 만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강병식 타격코치가 편하게 ‘장영석만의 야구’에 집중하도록 환경을 조성했고, 이를 성실히 따른 장영석의 땀이 결과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장 감독은 “지난 시즌 후 결혼하며 아내의 내조도 한 몫했을 것이다. 절실함이 눈에 보이는 선수 아닌가. 단순히 배트 교체로 보기에는 그의 땀의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영석 역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었다. 내게 맞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든 시도해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이러한 절실함이 장영석의 변화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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