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녹두꽃’, 황룡강 전투에 뜨거운 눈물 쏟아진 이유

입력 2019-05-19 09: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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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북마크] ‘녹두꽃’, 황룡강 전투에 뜨거운 눈물 쏟아진 이유

‘녹두꽃’ 처절하고 또 처절했던 황룡강 전투 장면, 안방극장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연출 신경수 김승호)은 동학농민혁명을 본격적으로 그린 드라마다. 그만큼 첫 방송 전부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학농민 의병대의 여러 전투들을 어떻게 시각화할 것인지 기대를 모았다. ‘녹두꽃’은 5월 11일 방송된 11~12회에서 전율의 황토현 전투를 펼쳐내며 이 같은 대중의 기대를 완벽 충족시켰다. 왜 ‘녹두꽃’이 기념비적 드라마인지도 입증했다.

이런 의미에서 5월 18일 방송된 ‘녹두꽃’ 15~16회는 특별했다. 황토현 전투에 이어 동학농민군 기세 확장에 큰 영향을 미친 황룡강 전투 대승이 펼쳐졌기 때문. ‘녹두꽃’은 정현민 작가의 치열한 대본, 배우들의 처절한 열연, 신경수 감독의 막강한 연출력으로 황룡강 전투를 그렸다. 무엇보다 목숨 걸고 싸운 민초들의 열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에 시청자는 전율을 느꼈다.

황룡강 전투는 앞선 황토현 전투보다 동학농민군에 더욱 불리했다. 지방의 관군이 아닌, 중앙의 경군과 싸워야 했기 때문. 경군은 대포와 회전포를 비롯, 강력한 신식무기로 무장한 군대였다. 거의 죽창과 맨몸으로 싸워야 했던 동학농민군은 자칫하다 몰살당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전봉준(최무성 분)을 필두로 한 동학농민군은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 굳센 의지로 버티고 또 버텼다.

이곳 저곳에서 대포가 펑펑 터지고 수많은 의병들이 죽어나갔다. 처절한 공포가 밀려오는 순간, 백이강(조정석 분)은 동학 주문을 목 놓아 외쳤다. 그런 백이강을 보며 다른 의병들 역시 함께 마음을 다잡고 버텨냈다. 그 순간 근처 강변에 숨어 있던 의병들이 쏟아졌고, 격전이 시작됐다. 이에 경군은 회전포를 설치했고, 의병들은 장태를 굴리며 진격하기 시작했다. 죽고 또 죽었지만 동학농민군 의병들은 끝없이 진격했다. 결국 경군은 퇴각했다. 동학농민군 의병대가 승리한 것이다.

동학농민혁명은 아래로부터의 혁명이었다. 125년 전 이 땅을 뒤흔든 민초들의 우렁찬 사자후이며, 좌절로 얼룩진 세상을 향한 전복의 판타지였다. 125년 전 모든 사람이 평등한 세상을 꿈꿨던 민초들은 목숨을 내걸고 싸웠다. 이 처절한 역사를 그린 드라마가 ‘녹두꽃’인 것이다. 황토현 전투에 이어 황룡강 전투 대승 장면에서도 안방극장이 가슴 뜨거운 눈물을 흘린 이유가 이것이다.

한편 이날 방송은 백이강, 백이현(윤시윤 분) 이복형제의 서사에도 강력한 폭탄을 터뜨렸다. 믿었던 스승 황석주(최원영 분)의 배신으로 본격 흑화한 백이현은 형 백이강과 완벽히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스스로 이방이 된 것. 그토록 벗어나고자 했던 백가의 그늘로 제 발로 걸어간 것이다. 한층 서늘해진 백이현은 황석주를 향한 복수를 시작하며 더욱 잔혹해질 것을 예고했다.

동생 백이현의 변화에 큰 충격을 받은 백이강은 동생을 그렇게 만든 양반 황석주를, 그보다 더 큰 것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진정한 의병으로서 떨치고 일어설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다. 앞으로 수많은 전투와 마주하며 진격할 백이강의 운명이 더욱 강렬하고 처절해질 것을 예고했다.

대본, 연출, 연기,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60분이었다. 무엇보다 민중역사극으로서 ‘녹두꽃’의 진가와 힘을 오롯이 보여준 60분이었다. ‘녹두꽃’의 묵직한 울림이 시청자는 계속 기대된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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