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가 진짜” 진정한 선발 투수·동료가 된 산체스

입력 2019-05-23 17: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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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산체스. 스포츠동아DB

KBO리그에 충분히 적응한 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30)가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토종 에이스 김광현과 시너지를 이뤄 SK 선발 원투펀치의 역할을 충실히 맡아주고 있다. 22일까지 10경기에 나서 시즌 평균자책점 2.04로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렸고, 6승(2패)을 챙겼다. 6차례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내)에 이닝 소화력(61.2이닝·8위)도 수준급이다. 산체스가 2선발로서 확실히 자리를 잡아준 덕분에 SK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5인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주지 않고 순항 중이다.

“산체스는 2019년부터가 진짜일 것”이라던 염경엽 감독의 예상 그대로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불펜 투수로의 경험이 더 많았던 산체스는 2018시즌 SK에서 선발직을 맡아 체력 관리에 애를 먹었다. 이 때문에 시즌 후반기엔 고전을 면하지 못했고, 포스트시즌 무대에선 불펜으로나마 힘을 보탰다.

올해 지난 1년간 쌓은 KBO리그 선발투수의 경험이 큰 힘이 되고 있다. 팀 전력 구성에 확실히 계산이 되는 한 축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긴 이닝 동안 일정한 릴리스 포인트를 가져가기 위해 투구 템포를 똑같이 유지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고, 156㎞를 넘나드는 강속구에 변화구를 영리하게 섞어 한국 타자들을 능숙하게 상대한다. 염 감독도 “슬라이더와 컷 패스트볼 등 변화구의 스트라이크 비중이 높아지면서 직구의 내용도 좋아졌다”고 반겼다.

지난해는 낯설었던 클럽하우스 생활도 달라졌다. 동료들과 친근하게 잘 어울린다. 안방에서는 타자들이 홈런을 때린 뒤 홈 팬들에게 마스코트 인형을 던져주는 세리머니를 본인이 대신 맡기도 한다. SK 특유의 활기찬 덕아웃 분위기에 잘 녹아들었다. 한국음식의 적응도 체력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이제 라면도 즐긴다.

선발진 동료인 박종훈은 “장난도 많이 치고, 정말 많이 밝아졌다. 투수진의 연령대가 어려지다 보니 산체스도 더 편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외국인 투수의 통역을 전담하는 김민 매니저 역시 “KBO리그를 두루 경험하면서 본인이 어떻게 해야 잘 생활할 수 있는지 노하우를 알게 된 것 같다”며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좀 더 친화력 있게 동료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곁에서도 정말 좋아 보인다”고 미소 지었다.

잠실|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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