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변신 1개월, 한화 김범수가 지워야 할 물음표들

입력 2019-05-29 0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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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범수. 스포츠동아DB

한화 김범수.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김범수(24)는 시속 150㎞의 빠른 볼을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대개의 다른 젊은 투수들처럼 그에게도 관건은 제구다. 2015년 프로에 데뷔한 뒤로 늘 숙명처럼 주어졌던 과제다. 선발로든 불펜으로든 안정적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려면 원하는 곳으로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김범수는 올 시즌을 불펜으로 시작해 선발로 변신했다. 불펜으로 8경기에 나선 뒤 4월 19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시즌 전체 성적은 14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ERA) 4.14다. 선발로 던진 6경기로만 좁히면 2승2패, ERA 4.20이다. 여전히 4사구는 많다. 그러나 서서히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구원 7이닝 동안 7개, 선발 30이닝 동안 19개의 4사구를 내줬다.

고무적인 사실은 차츰차츰 투구이닝이 늘고 있는 대목이다. 선발로 전환한 뒤 첫 4경기에선 5이닝을 채우기 바빴다. 그러나 18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 5.2이닝,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1이닝을 던졌다. 스스로는 “아직도 한참 멀었다. 경기운영, 이닝소화, 제구를 가장 신경 쓰고 있는데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반가운 조짐임에는 틀림없다.

선발로 던지기 시작한지 1개월여. 한용덕 감독에게 직접 선발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로 당찬 구석이 있는 김범수가 느끼는 지난 1개월은 어땠을까. 그는 “항상 볼넷 얘기를 많이 듣다보니 요즘은 한가운데로 던진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구원등판 때보다 4사구가 줄고, 선발에게는 필수덕목 중 하나인 투구이닝이 조금씩 늘고 있는 데 대해선 “상대 타자들이 못 쳐서 그렇지 내가 잘 던진 게 아니다”며 “투구 개수를 줄이고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려면 볼넷을 더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금씩 향상되고 있는 제구에 대해선 강인권 배터리코치와 포수 최재훈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강인권 코치님이 말씀해주신 뒤로 (최)재훈이 형이 (포구 단계에서) 사이드로 움직이지 않고 한가운데 앉아서 미트를 대주고 있다. 그 덕분에 스트라이크존이 훨씬 커진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김범수는 30일 대전 KIA전에서 또 한번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다. 아직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무4사구·무실점 선발등판 경기도 신고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즌 도중 선발로 변신해 1개월여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앞으로 그가 하나하나 채워나갈 답안지와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대전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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