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수? 도박? 돌아온 소사, 긴장할 상대는 두산 아닌 한화·NC

입력 2019-06-04 1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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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헨리 소사(왼쪽)-브록 다익손. 사진|SK 와이번스·스포츠동아DB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가 쏜살처럼 움직여 헨리 소사(34)를 품에 안았다. 먼 미래를 보고 ‘육성형’ 외국인선수로 영입했다던 브록 다익손(25)은 하루아침에 헌신짝이 됐다. SK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가까운 미래인 올 가을 또 한번 KBO리그 최정상에 서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SK는 다익손의 구속과 이닝소화능력이 좀처럼 향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사를 대체 외국인투수로 택했다. 확실히 소사는 이 2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 2012년부터 누적된 KBO리그에서의 성적을 살펴봐도 확인된다.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 공으로 평균 6이닝 넘게 소화했다. 특히 투구이닝은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있던 2015~2018년의 4년 동안에는 평균 6.1이닝이었다. 올 시즌 12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ERA) 3.56을 올린 다익손은 평균 5.1이닝에 그쳤다.

이제 한국시리즈 2연패는 SK의 지상과제가 됐다. 소사 개인에게도 돈이 걸린 현실적 목표다. 그렇다면 SK가 올가을 맞붙을 팀들을 상대로 소사가 제몫을 해줘야 한다. 소사의 KBO리그 상대구단별 성적을 통산(2012~2018년)과 최근 4년으로 나눠 살펴봤다. SK가 소사에게 원하는 바와는 조금은 다른 결과가 확인된다.

소사는 2012~2013년에는 KIA 타이거즈, 2014년에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LG에서 뛰었다. 7년간 194경기(1197이닝)에 등판(선발 190경기)해 68승60패1세이브2홀드, ERA 4.32를 거뒀다.

7년간 소사가 가장 강세를 보인 팀은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다. 한화(25경기)에는 15승3패, ERA 3.13이다. NC(21경기)에는 10승5패, ERA 4.30이다. 반면 두산 베어스, 키움,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롯데 자이언츠에는 신통치 않았다. 승률은 모두 5할 미만이고, ERA는 모조리 4점대 이상이다. 특히 두산(24경기)에는 6승7패1홀드, ERA 4.46으로 평범했다.

‘타고투저’가 기승을 부린 최근 4년으로 좁혀도 이 같은 경향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소사는 LG 소속으로 122경기(760이닝)에 등판(선발 119경기)해 40승41패1세이브1홀드, ERA 4.17을 올렸다.

이 기간 중 상대팀별로는 역시 한화와 NC에 강했다. 한화(15경기)에는 8승2패, ERA 3.05다. NC(15경기)에는 8승4패, ERA 3.75다. 반면 두산(15경기)에는 2승5패, ERA 4.28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키움을 맞아서도 4승6패, ERA 4.57로 고전했다.

이처럼 상대팀별 성적으로는 SK가 소사에 관심을 보일 이유가 적다. 여기서 주목할 포인트는 ERA의 변화다. 2014년부터 KBO리그에선 타고투저가 기승을 부렸다. 소사의 ERA는 그 이전인 KIA 시절 2년 동안은 4.56, 그 이후인 2014~2018년의 5년 동안은 4.23이다. 오히려 ‘ERA 역주행’이 돋보인다. 반년 만에 돌아온 소사가 반발력이 낮아진 공인구를 바탕으로 SK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흥미롭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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