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천왕 쿠드롱 “새 경기방식, 아직 적응이 필요하다”

입력 2019-06-04 19: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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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쿠드롱이 4일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열린 PBA 투어 개막전 파나소닉 오픈 32강행을 확정지은 뒤 밝게 웃고 있다. 고양|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프레드릭 쿠드롱(51·벨기에)이 프로당구선수로서 임하는 첫 대회에서 순항을 이어갔다.

쿠드롱은 4일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프로당구(PBA) 투어 개막전 파나소닉 오픈(총상금 2억5000만원·우승상금 1억 원) 예선 64강을 가뿐하게 통과했다. 박인수, 박광열, 홍문기와 서바이벌에서 가장 높은 201점을 기록하고 32강으로 향했다.

전날 128강전 스코어였던 165점을 안고 출발한 쿠드롱은 64강에서 1.917의 에버리지와 11점의 하이런을 기록하며 4대천왕의 면모를 뽐냈다. 대회 개막일인 3일 한국으로 들어와 곧바로 경기를 치렀음에도 이틀 내내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펼쳤다.

경기 후 만난 쿠드롱은 “165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시작한 덕분에 128강전보다 경기가 수월했다. 어제 도착해서 많이 피곤하긴 했지만, 많은 점수를 안고 가기 위해 128강부터 집중한 점이 주효했다”고 밝게 웃었다.

PBA 투어는 기존 당구와 달리 여러 경기방식에서 차별을 뒀다. 뱅크샷 2점제를 도입해 기존보다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도록 유도하는 한편, 128강과 64강에 한해 기본적인 스코어 산출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선수는 128강전에서 기본 99점을 안고 출발해 득점을 하면 나머지 3명의 선수들로부터 각각 1점씩을 빼앗고, 상대 선수가 공격을 성공하면 1점을 내준다. 이러한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해 2위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종료 시점 점수를 다음 라운드인 64강으로 안고 간다.

쿠드롱은 “이 같은 서바이벌 방식은 유럽에서도 보기가 어렵다. 경기시간도 조금 길어 오래 앉아 있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아직은 적응을 어려워하고 있다”면서 “점수를 뺏어오는 방식은 게임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다만 20점을 앞서있어도 사실은 5점을 앞서 있다고 생각하며 경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2점제에 대해서는 “특별한 연습을 따로 하지 않지만, 경기에서는 가능한 많이 2점샷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열린 호치민 3쿠션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근 쾌조의 감각을 이어가고 있는 쿠드롱은 프로행을 둘러싼 복잡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PBA 투어 진출로 세계캐롬연맹(UMB)이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쿠드롱은 “어렸을 적부터 당구를 즐겼다. 프로가 된 만큼 이제 모든 경기를 다 이기고 싶다. 포기하지 않고 이번 시즌을 잘 마치고 싶다”고 힘주어 말한 뒤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게 돼도 크게 상관은 없다. 앞으로 임하는 PBA 투어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비록 많은 UMB 관계자들이 나를 범죄자 취급하는 분위기지만 나는 선수일 뿐, 정치인이 아니다. 내 선택은 내가 내렸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양|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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