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2점대 선발투수’ 원태인 신인왕, 결코 꿈이 아니다

입력 2019-06-1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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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19)은 올해 갓 프로 무대에 입단한 초년생이다.

그러나 마운드 위에선 신인이라는 사실을 의심케 할 정도로 여유가 넘친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도 무척 진지하다.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에도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계투 선배들께 죄송하다. 4일 휴식 후 등판도 투수의 숙명”이라고 할 정도다. 특히 약 한 달간의 수업을 마치고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한 4월 28일 대구 LG 트윈스전부터 놀라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LG의 필승계투요원 정우영(19)이 독주하던 신인왕 레이스에 도전장을 던진 것은 물론이다.

원태인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3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2.60(52이닝 15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선발로 나선 8경기에선 3승(2패)을 수확하며 평균자책점 2.55(42.1이닝 12자책점)의 성적을 거뒀고, 특히 최근 5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3승1패, 평균자책점 1.30(27.2이닝 4자책점)으로 승승장구했다.

선발투수라는 타이틀은 신인왕 레이스에서 유리한 요소로 손꼽힌다. 한 해설위원은 “팀 성적과 승리 기여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겠지만 선발투수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평균자책점 등의 세부지표가 지금의 성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규정이닝(144이닝)까지 채우면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청원고를 졸업하고 현대 유니콘스(현 키움 히어로즈) 입단 첫해인 2004년 10승9패, 평균자책점 3.99(149이닝 66자책점)를 기록한 오재영(현 오주원·키움 히어로즈)이 그해 신인왕을 차지한 게 좋은 예다.

입단 첫해부터 선발투수로 자리 잡은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원태인은 “지금의 위치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다.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하다”고 했다. 덧붙여 “처음 선발로 나설 때와 비교해 몸 관리와 힘을 모으는 방법 등 많은 것을 깨우쳤다. 코칭스태프와 선배님들의 조언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눈앞의 과제는 팀을 5강권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도 “아직 (신인왕을)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내 몫을 하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자신을 낮출 뿐이다. 그러나 역할이 커지면 커질수록 신인왕에 더 가까워지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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