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피플] “어떻게 체내에?”-“내려놓기 두려워” 깃털 같았던 박유천의 언어들

입력 2019-06-14 16:4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DA:피플] “어떻게 체내에?”-“내려놓기 두려워” 깃털 같았던 박유천의 언어들


가수 겸 배우로 활약하던 박유천을 둘러싼 마약 투약 논란이 최종장에 돌입했다. 그는 오늘(14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 측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의 뜻을 밝혔다.

박유천은 이날 오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마약류관리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 측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그는 오열 속에 읽어 내린 반성문을 통해 지난 필로폰 투약과 이후의 거짓말 등에 대해서도 사죄했다.

박유천을 둘러싼 마약 투약 논란은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의 전 여자친구인 황하나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연예인 A 씨와의 공동 투약 사실을 알렸고 이 A가 박유천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 이에 박유천은 오늘 해당 공소사실을 인정할 때가지 다양한 말들로 혐의를 부인하곤 했다. 이 사건 속 박유천과 그의 주변 인물들이 남긴 말들을 정리해 봤다.


● 박유천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나는 이렇게 마약 한 사람이 되는건가”

지난 4월 10일 박유천은 소속사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기자회견의 취지를 알지 못하고 의아해 하는 취재진 앞에 나타나 황하나를 언급, 연예인 A로 지목된 것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박유천은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보도를 통해서 황하나가 마약 수사에서 연예인을 지목했고 약을 권유 했다고 하는 내용을 보면서 그게 나인가 하는 생각에 너무나 무서웠다. 나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나는 이렇게 마약을 한 사람이 되는건가 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혐의가 인정 된다면 이것은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는 문제를 넘어서 제 인생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박한 마음으로 왔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 박유천 법률 대리인 “필로폰 어떻게 체내에 들어갔는지 확인 中”

그러나 이 같은 기자회견과 박유천의 자진 출두에도 상황은 그에게 불리하게 전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가 박유천이 올해 초 서울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약 판매상의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수십만 원을 입금하는 과정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고 밝힌 것.

뿐만 아니라 박유천의 다리털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정밀검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세간은 충격에 빠졌다. 은퇴까지 거론하던 박유천 기자회견의 진정성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박유천은 법률 대리인을 내세워 해당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법률 대리인은 “국과수 결과를 부인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결과를 통보 받고 관련 사실 여부를 박유천에게 재차 확인했지만 그가 부인했다. 어떻게 필로폰이 체내에 들어가 검출이 됐는지 확인하고 있다”는 말을 남겨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 박유천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

이 같은 끈질긴 부인에도 증거는 확실했다. 이에 수사기관은 박유천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결국 박유천은 움직일 수 없는 증거 앞에 필로폰 투약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수사기관에 “팬들이 날 어떻게 볼지,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 인정할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고 박유천의 필로폰 투약 루머는 더 이상 루머가 아니게 됐다.

이 같은 흐름에 그의 전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에 이어 팬덤 역시 혼란에 빠졌다.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어 혐의를 부인했던 그였기에 더욱 그랬다. 결국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와 팬덤은 그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 박유천 오열 “연예인었습니다”, “큰 죄를 지었구나”

이런 가운데 오늘(14일) 열린 공판에서 박유천은 직업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연예인이었습니다”라는 답변을 남기는가 하면 해당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의 뜻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박유천은 “구속된 이후로 가족과 지인들이 걱정해주시고 눈물 흘리는 모습들을 보면서 제가 지은 잘못으로 저를 믿어주셨던 분들이 얼마나 큰 실망을 하셨을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지 가늠할 수 없다. 정말 큰 죄를 지었구나를 진심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를 원망하거나 미워하는 마음 대신, 앞으로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것을 잃지 않도록 잘 살겠다. 제 자신에게 너무 부끄럽고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라는 말과 함께 오열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