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용덕 감독. 스포츠동아DB
마운드 붕괴가 특히 아쉽다. 지난해 한화가 일으킨 페넌트레이스 3위 돌풍의 원동력이 마운드였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불펜이 중추였다. 그러나 올해는 선발과 더불어 불펜도 걷잡을 수 없이 허물어졌다.
전반기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ERA)은 4.96으로 9위다. 롯데(5.08)만 그 밑에 있다. 이 부문 1위 SK 와이번스(3.47), 2위 두산 베어스(3.49)와 비교하면 한화 마운드의 현실이 잘 부각된다. 선발진의 ERA는 5.23으로 꼴찌, 불펜의 ERA는 4.61로 6위다.
지난해에는 달랐다. 시즌 종료 시 팀 ERA 4.93으로 당당히 2위였다. 불펜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선발진의 ERA 역시 5.46으로 5위였다. 불펜 ERA는 4.28로 압도적 1위. 4.66으로 2위였던 삼성 라이온즈 불펜과 비교하면, 또 지난해까지 타고투저가 맹위를 떨쳤음을 고려하면 경이적 수준이다.
원인은 여러 각도에서 유추해볼 수 있지만, 대개는 결과론에 입각한 접근법이다. 지난해보다 모든 수치가 나빠졌다. 피안타율(4위→9위), 피출루율(2위→9위), 피장타율(2위→8위), 경기당 볼넷 허용(8위→9위),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3위→6위) 등이 대표적이다. 한화 투수들 개개인의 성적 또한 대부분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반면 새로운 얼굴, 성장동력은 나타나지 않았다.
마운드가 무너지는 흐름을 끊고자 한용덕 한화 감독은 6월 24일 투수코치진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존 1군의 송진우-김해님 코치 대신 2군의 정민태-마일영 코치를 호출했다. 그러나 이 처방은 통하지 않았다. 4.71이었던 팀 ERA는 4.96으로 오히려 치솟았다. 선발진(4.97→5.23)과 불펜(4.28→4.61)으로 구분해도 마찬가지다.
투수놀음인 야구의 속성을 고려하면 반등을 위한 시발점은 마운드여야 한다. 과연 후반기 한화 마운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