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의 일본 전지훈련 모습. 스포츠동아DB
● 농구&배구
남자프로농구 현대모비스, KGC, DB, KCC, LG, KT, 삼성, 전자랜드는 당초 일본 전훈을 계획했다. 그러나 4일 현재 모두 취소했다. KGC의 경우 모기업의 주문에 따라 여자배구단과 함께 가장 먼저 일본 전훈을 취소했고, 지난 시즌 챔피언 현대모비스는 자매결연을 한 일본팀 시부야와 친선경기를 포함한 일정을 백지화했다. 일본행을 포기한 대신 DB는 대만 전훈을 추진 중이고, KCC와 LG는 필리핀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다른 팀들은 국내 전훈 계획을 새로 잡았다.
V리그 남녀부의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한국전력, 한국도로공사, IBK기업은행 등도 일본 전훈을 취소하고 대체훈련지를 알아보는 중이다. 프로농구처럼 10월 새 시즌에 들어가는 까닭에 갑작스러운 훈련 계획 변경은 분명 부담스럽지만, 국민정서를 고려해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일본 스프링캠프 모습.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야구
KBO리그 10개 구단은 10월이면 마무리 훈련에 돌입한다. 대개는 11월까지 일본 미야자키, 고치 등지에 1.5군 위주의 가을캠프를 차린다. 당장 2개월 뒤라 일본 마무리 훈련을 예정했던 팀들은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의 요청으로 7월 말부터 일찌감치 대체 훈련지를 물색 중이다. 한 감독은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미야자키가 아닌) 서산 2군훈련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SK도 마무리캠프를 일본이 아닌 국내에 차리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스프링캠프까지는 다소나마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러나 한일 관계의 경색국면이 장기화될 공산이 높은 만큼 매년 2월이면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갔던 상당수 구단들은 스프링캠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한화를 비롯해 SK, 두산, LG, 삼성, KIA, 롯데 등이다. 다만 삼성은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구장을 장기임대한 뒤 대대적으로 투자한 터라 최종 결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에서 매년 2월을 보내온 키움, NC, KT는 스프링캠프에 대한 고민이 없다.
전북 현대의 일본 전지훈련 모습.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축구
K리그도 사정은 똑같다. 서두르는 구단들은 대부분 6개월 전부터 새 시즌 전훈을 준비하는 터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2019시즌 앞두고는 1·2부리그의 총 22개 구단들 중 18개 구단이 해외로 나갔고, 그중 6개 팀은 일본에서 훈련했다. 전북(가고시마), 울산(미야자키), 서울(가고시마), 성남(고텐바), 광주(오키나와), 수원(구마모토) 등이었다. 다행히 일본 외의 지역에도 축구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만큼 K리그 구단들은 “야구보다는 사정이 한결 낫다”며 안도하고 있다. 다소 비용이 초과되더라도 유럽과 동남아시아로 전훈지 변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