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흔들린다고? 예상 뒤엎은 울산의 당찬 전진

입력 2019-08-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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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김도훈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김도훈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명가 재건’을 기치로 내건 울산 현대의 행보가 매섭다.

울산은 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2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5-0 쾌승을 일궜다. 앞선 23라운드에서 가장 먼저 승점 50 고지를 돌파한 울산은 제주 원정 승리로 16승6무2패(승점 54)를 쌓아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스코어가 보여주듯 내용도 화끈했다. 강등권 탈출에 사활을 건 제주를 일방적으로 몰아쳐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여름이적시장에서 울산을 떠나 제주 유니폼을 입고 직전의 전북 현대 원정에서 수많은 선방 쇼를 펼친 골키퍼 오승훈도 친정의 화력을 견디기에는 확실히 부족했다.

울산의 득점 루트도 다양했다. 김인성, 강민수, 김보경, 주민규, 주니오가 차례로 골 맛을 봤다. 특정 선수를 차단한다고 해서 막을 수 없는 공격의 진면모가 드러났다. 5골은 향후 우승경쟁에 큰 도움이 된다.

다른 리그와 달리 K리그는 승점 동률시 다 득점으로 순위를 정한다. 공격축구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다음이 골 득실이다. 일단 최대한 많은 골을 넣어야 우승에 근접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최근 14경기에서 울산은 10승4무를 챙겼는데, 거의 모든 경기에서 2골 이상을 꾸준히 뽑았다. 정규리그 23라운드까지 41골에 머물던 울산은 46골로 23경기까지 48골을 넣은 전북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지난시즌까지 전북을 이끈 최강희 감독(현 상하이 선화)은 “우승을 다툴 때에는 계속 적정 격차로 따라가다가 막판에 뒤집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지금까지 기류로 볼 때 울산은 쉽게 무너지는 팀이 아니다.

지난달 24일 상주 상무와 2-2로 비기며 좀 더 빨리 치고 올라갈 타이밍을 놓쳤지만 딱히 후유증 없이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반드시 잡아야 했던 또 하나의 우승 경쟁 팀 FC서울과 부담스러운 제주의 덜미를 낚아채 독주 분위기를 잡았다.

예상된 약점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부분도 긍정적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노장 위주의 보강을 단행한 울산을 향해 많은 전문가들은 “베테랑의 경험이 선수단에 노련미를 가져올 수 있으나 폭염이 찾아오는 여름 이후 빠르게 지칠 위험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울산은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도 보기 좋게 극복했다. 오히려 충실한 자기관리가 더 힘을 불어넣은 형국이다. 무더위 속에 지치지 않았고, 흐트러짐도 없다. 심지어 제주 원정은 믹스를 비롯한 주축 여럿이 빠진 상태에서 풍성한 수확을 올렸다. 단단한 스쿼드가 가져온 효과다.

‘역대급’ 우승경쟁은 동기부여가 확실한 울산이 주도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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