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한수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온즈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4년 연속(2011~2014시즌) 통합우승과 5년 연속(2011~2015시즌) 정규시즌 패권을 차지했고, 2010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았다. 2010년대 초·중반을 지배한 강팀이었다는 사실만큼은 변함없다. 이 기간에는 투타의 조화가 완벽했고, 외국인투수들의 공헌도 또한 엄청났다. 이 기간 외국인투수 14명이 합작한 승패마진은 무려 플러스(+) 33에 달했고 마이너스(-) 승패마진을 기록한 투수는 2010년 프란시스코 크루세타(6승10패)와 팀 레딩(1승3패), 2011년 카도쿠라 켄(5승6패), 2013년 아네우리 로드리게스(3승5패)와 에스마일린 카리대(1패)의 5명뿐이었다.
그러나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이후 3년간은(2016~2018시즌) 강팀다운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전력의 핵심인 외국인투수들의 활약이 동반되지 않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김한수 감독이 부임한 2017시즌부터 올해까지 삼성을 거쳐간 외국인투수 6명이 남긴 승패마진은 무려 ‘-22’에 달한다. 소폭 흑자라고 해도 100% 만족을 담보할 수 없는데, 핵심 전력으로 기대한 투수들이 무려 22승을 까먹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승패마진 ‘-7’을 합작한 2018시즌 팀 아델만(8승12패·평균자책점 5.05)과 리살베르토 보니야(7승10패·5.30)의 성적이 준수하게 보일 정도다. 그러나 5위 KIA 타이거즈와 게임차 없이 승률에서 4모 차 뒤진 6위로 가을야구에 실패한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투수의 퍼포먼스는 분명 아쉬움이 남았다. 2017시즌의 재크 페트릭(3승10패·6.18)과 앤서니 레나도(2승3패·6.80)는 처참하게 무너졌다(승패마진 -8). 특히 레나도는 시즌 시작 전부터 부상에 시달린 탓에 11경기에 등판한 게 전부였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저스틴 헤일리는 19경기 5승8패, 평균자책점 5.75를 기록한 뒤 웨이버 공시됐고, 덱 맥과이어도 4승8패, 평균자책점 5.05의 부진한 성적만 남겼다. 맥과이어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는데 향후 1군에서 볼 가능성은 희박하다. 올해도 외국인투수 둘의 승패마진은 ‘-7’이다. 맥과이어의 4승은 모두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챙긴 승리다. 한화전을 제외한 성적은 8패, 평균자책점 5.80이다. 낙제점이다.
김 감독은 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당분간은 국내 투수로 운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새 외국인투수를 데려오기 위해선 오는 15일 오후 11시 59분까지 KBO에 등록을 마쳐야 한다. 4일 오후 삼성이 새 외국인투수 벤 라이블리와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전해지기도 했지만, 구단측은 “대체 외국인투수 후보 중 한 명일 뿐”이라고만 했다. 일찌감치 리스트에 올려놓은 선수 중 하나지만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가진 않았다. 헤일리의 대체자로 맥 윌리엄슨을 영입, 다린 러프까지 타자만 두 명을 보유하고 있어 맥과이어를 교체한다면 그 대상은 무조건 투수여야 한다.
외국인투수가 새롭게 합류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다면 순위싸움에도 큰 힘이 된다. 7위(44승1무57패)를 기록 중인 삼성은 5위 KT 위즈(50승1무53패)와 게임차가 5경기로 아직 가을야구를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김 감독 체제에서 기록 중인 ‘-22’의 외국인투수 승패마진을 줄일 적임자는 과연 나타날까. 왕조시대가 막을 내린 2015년 이후(2016~2019시즌) 삼성 외국인투수 중 최고 승률을 기록한 이는 2016시즌의 앨런 웹스터(승률 0.500)다. 4승4패, 평균자책점 5.70의 성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