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페게로가 5회말 2사 만루에서 만루홈런을 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타구속도 180㎞의 사나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카를로스 페게로(32·LG 트윈스)가 자신을 데려온 구단의 선택에 명분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LG는 1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7로 승리했다. 7-7로 팽팽하던 9회, 김민성의 끝내기 안타로 마침표를 찍었다.
끝내기 안타 전까지의 해결사는 페게로였다. 1-0으로 근소한 리드를 챙기던 LG는 5회 3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5회 2사 후 연속 출루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페게로는 볼카운트 1B-1S에서 키움 선발 김선기의 속구(142㎞)를 그대로 잡아당겼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만큼의 타구였다. 키움 우익수 제리 샌즈는 타구가 뜨는 순간 추적을 포기했다. 그랜드 슬램. LG는 5-3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토미 조셉의 대체 선수로 영입돼 전반기 막판인 7월 16일 첫 출장한 페게로는 첫 15경기에서 단 하나의 장타도 기록하지 못했다. 자연히 그를 데려온 LG의 선택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페게로는 8월 11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KBO리그 첫 홈런이자 첫 장타를 기록했다. SK전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을 키움 상대로 뽑아낸 것이다.
타구속도는 시속으로 첫 홈런이 181㎞, 2호포가 182㎞였다. 비거리를 떠나 강한 타구 생산이 가능한 타자임을 증명했다는 게 LG로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류중일 감독은 “홈런을 치라고 데려온 타자 아닌가”라며 환히 웃었다. 두 홈런 타구만 본다면 2000년대 후반 LG 역사에 이름을 남겼던 로베르토 페타지니(은퇴)의 모습을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LG의 가을야구 도전에 페게로의 적응이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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