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여름의 끝자락’ 비하인드 공개 “발표 1년 미룰만큼 아끼는 곡”

입력 2019-08-22 08: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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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김동률이 신곡 ‘여름의 끝자락’ 작업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발매를 하루 앞뒀던 지난 19일 김동률은 SNS를 통해 "내일이면 '여름의 끝자락' 음원이 발표됩니다."라며 포문을 열었다.

김동률은 "악보를 읽어보셨거나, 티져 연주를 들어보신 분들은 완곡이 어떨지 많이들 궁금해하고 계시지 않을까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대성공이네요. 한번쯤은 이렇게 완성품이 아닌 형태의 선공개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저는 오랜 기간 한 곡을 만들어가다가, 마침내 모든 작업이 끝났을 때 그 과정을 천천히 돌아보면서 여러 소회에 잠겨 곡을 감상하게 되는데요. 비슷하게나마 여러분들도 그러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곡의 분위기를 얼핏 짐작할 수 있으니, 이런 반주에 어떤 멜로디와 어떤 가사가 붙을까를 상상할 수 있는 시간도 드리고 싶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여름의 끝자락’은 처음 멜로디를 쓸 당시부터 김정원씨의 연주를 염두에 둔 곡입니다. 그래서 정원이의 허락을 받고 나서야 본격적인 피아노 편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편곡을 하기 전에도 많은 얘기를 나누었고, 초벌 편곡이 끝난 후에도 정원이와 여러 번 만나서 검수를 받았는데요. 첫 연습 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오랫동안 제 머릿속에만 존재했던 사운드를 마침내 현실 세계에서 듣게 되는 기분! 초견임에도, 제 맘을 다 읽고도 넘치는 연주에 전율을 느꼈던 기억입니다."라며

"실은 이미 2년 전에 모든 녹음 과정은 끝났는데요. 작년 여름에도 공개할 수 있었던 곡을 일 년 뒤로 미뤘던 것은, 그만큼 제가 이 곡을 아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여름의 끝자락’은 일반적인 가요 형태의 곡은 아닙니다. 좀 더 클래식 가곡 형태에 가까운 곡이지요. 만약 정규앨범 안에 삽입되었더라면, 누군가에겐 수록곡 중 한 곡으로 그냥 스킵하게 되는 곡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기왕 싱글로 몇 곡을 발표하게 된 이번 기회에 이 곡을 가장 마지막으로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항상 대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대중 음악가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다수가 아닌 소수 리스너를 위한 음악도 진지하게 열심히 만들고 있다는 걸 티내고 싶었나 봅니다. 단시간 내에 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건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여름이 찾아 올 때 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귀와 마음에 스며들어 조용한 위로가 되어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라며 신곡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동률의 신곡 '여름의 끝자락'은 마치 소박한 단편소설의 한 장면을 옮겨 적은 듯 아름다운 노랫말이 돋보인다. 특히,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연주와 김동률의 목소리로만 이루어진 작은 소품곡이다. 두 사람의 협업은 2004년 김동률 토로 앨범에 수록된 ‘청원’, ‘River’ 이후 약 15년 만이다.

한편, 김동률은 지난 20일 신곡 '여름의 끝자락'을 발표했다.

이하 SNS 게재 글 전문

내일이면 ‘여름의 끝자락’ 음원이 발표됩니다.

악보를 읽어보셨거나, 티져 연주를 들어보신 분들은 완곡이 어떨지 많이들 궁금해하고 계시지 않을까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대성공이네요. 하하. 한번쯤은 이렇게 완성품이 아닌 형태의 선공개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저는 오랜 기간 한 곡을 만들어가다가, 마침내 모든 작업이 끝났을 때 그 과정을 천천히 돌아보면서 여러 소회에 잠겨 곡을 감상하게 되는데요. 비슷하게나마 여러분들도 그러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곡의 분위기를 얼핏 짐작할 수 있으니, 이런 반주에 어떤 멜로디와 어떤 가사가 붙을까를 상상할 수 있는 시간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또 음원이 발표 된 후에, 여러분들의 상상과 어떻게 다를지, 기대에 부응했는지, 그런 반응들도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연주 영상을 찾아 들어보면서, 같은 악보인데도 제각기 다른 느낌의 연주와 해석이 매우 재밌고 신기했었는데요. 공유는 몇 개 못했지만, 연주 영상 올려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수줍게 혼자서 몰래 쳐보신 분들도요.

‘여름의 끝자락’은 처음 멜로디를 쓸 당시부터 김정원씨의 연주를 염두에 둔 곡입니다. 그래서 정원이의 허락을 받고 나서야 본격적인 피아노 편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편곡을 하기 전에도 많은 얘기를 나누었고, 초벌 편곡이 끝난 후에도 정원이와 여러 번 만나서 검수를 받았는데요. 첫 연습 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오랫동안 제 머릿속에만 존재했던 사운드를 마침내 현실 세계에서 듣게 되는 기분! 초견임에도, 제 맘을 다 읽고도 넘치는 연주에 전율을 느꼈던 기억입니다. 칭찬을 아끼지 않는 친구의 격려에도 힘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클래식 피아니스트로서의 (물론 ‘훌륭한’ 피아니스트이니까 가능한 거겠지만) 조언과 여러 제안들이 너무 값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더욱 매끄러운 연주를 위해서 뿐 아니라, 음악 자체를 해석하는 여러 시각들을 열어 주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분명 제가 쓴 곡인데, 저는 채 들여다보지 못한 숨겨진 부분들을 끌어내주는 안목과 연주에 매번 레슨을 받는 기분이었달까요. 그렇게 여러 번 수정을 거듭하여 편곡이 완성되었고, 오랜 시간 공들여서 가사를 쓰고 녹음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언 2년 만에 여러분들에게 곧 공개가 되겠네요.

실은 이미 2년 전에 모든 녹음 과정은 끝났는데요. 작년 여름에도 공개할 수 있었던 곡을 일 년 뒤로 미뤘던 것은, 그만큼 제가 이 곡을 아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여름의 끝자락’은 일반적인 가요 형태의 곡은 아닙니다. 좀 더 클래식 가곡 형태에 가까운 곡이지요. 만약 정규앨범 안에 삽입되었더라면, 누군가에겐 수록곡 중 한 곡으로 그냥 스킵하게 되는 곡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기왕 싱글로 몇 곡을 발표하게 된 이번 기회에 이 곡을 가장 마지막으로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항상 대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대중 음악가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다수가 아닌 소수 리스너를 위한 음악도 진지하게 열심히 만들고 있다는 걸 티내고 싶었나 봅니다. 단시간 내에 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건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여름이 찾아 올 때 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귀와 마음에 스며들어 조용한 위로가 되어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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