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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카드의 가치는 타이밍에 있다. 뒤진 팀은 극적인 반전을 위해, 또 앞선 팀은 마무리를 위해 최상의 카드를 최적의 시간에 꺼내야한다. 이는 감독의 승부수이자 능력의 잣대다. 그렇다면 2019시즌 K리그1(1부 리그) 12팀 중 교체 카드로 가장 재미를 본 구단은 어디일까.
교체 선수가 득점에 성공한 횟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북 현대가 가장 돋보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전북은 26라운드를 마친 현재 77번의 교체 중 총 10명이 득점에 성공했다. 이동국(2회)을 비롯해 로페즈, 이비니, 호사, 김승대, 문선민, 이승기, 임선영, 한승규(이상 1회) 등 쟁쟁한 멤버들이 교체 투입돼 신바람을 냈다. 두터운 선수층의 전북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막강한 화력을 자랑한다. 이들 중 호사는 2골을 넣어 교체 득점은 총 11골이다. 이는 전북이 올 시즌 기록한 총 득점(56)의 20%에 해당된다. 또 전북은 교체 멤버가 골을 넣은 경기에서 8승1무1패를 기록했다.
전북과 선두를 다투는 울산 현대가 8회로 뒤를 이었다. 김보경, 김인성, 주니오(이상 2회), 이근호, 주민규(이상 1회) 등 대부분 팀의 주축멤버들이 득점에 성공했다. 특히 울산은 이들이 골을 넣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8승)해 교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들 이외에도 강원FC가 7회, 경남FC과 FC서울이 나란히 6회씩을 기록했다. 반면 인천은 교체 멤버가 득점한 경기가 없다.
가장 성공한 조커는 강원 김지현(23)과 경남FC 배기종(36)이다. 이들은 교체로 나선 3경기에서 득점(김지현 3골, 배기종 4골)에 성공했다.
김지현은 강원 돌풍의 핵심이다. ‘병수볼’로 불리는 강원은 특히 뒷심이 강한데, 그 중심에 김지현이 있다. 3라운드 전북전(3월17일)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들어가 결승골(1-0 승)을 터뜨린 것을 비롯해 8라운드 제주전(4월21일)에서도 2-1로 앞선 상황에서 추가골, 12라운드 성남전(5월19일)에서도 결승골(2-1 승)을 기록했다. 김지현은 올 시즌 8골1도움으로 유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다.
경남 주장 배기종도 후반전의 사나이다. 그가 몸을 풀면 팬들도 술렁인다. 4라운드(3월30일) 대구와 홈경기에서 후반에 투입돼 2골을 폭발시키며 승리(2-1)를 따냈고, 5라운드 전북전(4월2일)에서도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추가 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었다. 8라운드 수원전(4월20일)에서도 종료 직전 무승부(3-3)를 만드는 동점골을 기록했다. 안타까운 건 올 시즌 팀 성적이 곤두박질쳤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2위에 올랐던 경남은 현재 10위에 머물러 있다.
한편 데얀, 타가트(이상 수원) 정원진, 조영욱(이상 서울) 박용지(상주) 등도 교체 멤버로 나서 2차례 득점에 성공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