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정직한 팀간 전적에 담긴 고민…강자에 약했고, 약자에 강했다

입력 2019-08-27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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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LG 트윈스는 한층 견고해진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는 꾸준한 레이스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연패가 현저히 줄었다. 5차례의 3연패, 2차례의 4연패가 가장 힘든 순간이었을 뿐이다. 지난해에는 8연패만 2차례나 당했다.

자연스레 ‘전강후약’의 고질병, 이른바 ‘DTD의 저주’에서도 일찌감치 탈피한 모습이다. 개막 이후 단 한 번도 5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7월 이후로는 ‘안정적 4위’를 달리고 있다. 개막 직후부터 확연했던 ‘5강5약’의 판도가 LG에는 유리하게 작용한 측면도 크다. 3년 만의 가을잔치 복귀는 시간문제일 따름이다.

물론 아쉬움도 없진 않다. 기왕이면 좀 더 높은 순위를 확보하는 편이 가을야구에 유리하다.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총 3개의 관문을 뚫어야 한다.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26일까지 3위 키움 히어로즈와 간격은 5게임, 5위 NC 다이노스와 격차는 5.5게임이다. NC를 내려다보면 억울하고, 키움을 올려다보면 벅찬 것이 ‘안정적 4위’ LG의 현주소다.

올 시즌 LG의 팀간 전적은 이 같은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LG보다 높은 순위의 3개 팀에는 예외 없이 ‘밑지는 장사’를 했고, 그 아래 6개 팀에는 철저히 ‘남는 장사’를 했다. ‘LG의 팀간 전적은 정직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독보적 선두를 질주해온 SK 와이번스만 해도 의외로 KIA 타이거즈에 7승1무8패로 밀렸지만, LG는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는 최소 2승 이상을 더 벌어놓고 있다.

LG는 SK에 5승9패, 두산 베어스에 3승9패, 키움에 6승8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치열하게 5위를 다투고 있는 NC와 KT 위즈에는 각각 8승6패, 10승3패로 앞서 있다. 또 KIA와 삼성 라이온즈에는 똑같이 9승5패씩을 기록 중이고,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는 각각 7승1무4패와 8승4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상위 3개 팀에 14승26패, 하위 6개 팀에 51승1무27패다. 강자에 약했고, 약자에 강했다.

페넌트레이스 종착역까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가을야구를 생각하면 상위 3개 팀을 상대로는 만회 또는 설욕이 필요한 LG다. 특히 라이벌 두산과 남은 4경기에 눈길이 쏠린다. 가을야구에 강한 LG가 되려면 두산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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