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삼시세끼’ ‘일로 만난 사이’…자연 예능 촬영지의 비밀

입력 2019-08-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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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삼시세끼’ - ‘일로 만난 사이’ - SBS ‘리틀 포레스트’(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제공|tvN·SBS

tvN ‘삼시세끼’ - ‘일로 만난 사이’ - SBS ‘리틀 포레스트’(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제공|tvN·SBS

‘삼시세끼’ 인위적 느낌 최대 배제
‘리틀 포레스트’ 흙·잔디, 아이 안전 우선
‘일로 만난 사이’ 지친 몸 달래줄 수 있어야


이번엔 자연이다. 잘 다듬어져 화려한 도시가 아닌 풀벌레가 울고 흙내음이 절로 느껴지는 자연이 안방극장에 스며들고 있다. 한동안 여행이 ‘대세’를 이룬 예능프로그램이 이제 자연 그 자체를 핵심 배경으로 삼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SBS ‘리틀 포레스트’,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와 ‘일로 만난 사이’다. 자연 그대로 모습을 담아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에 시선을 빼앗긴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속 공간에 대한 궁금증을 키운다. 제작진은 어떤 기준으로 촬영지를 선정할까.


● “힐링의 공간”

‘자연 예능’의 선두주자 격인 ‘삼시세끼’를 기획하고 연출한 나영석 PD는 “인위적 느낌이 최대한 배제”된 장소를 우선순위로 꼽았다. 그동안 ‘삼시세끼’는 강원도 정선과 전남 고창의 산촌을 비롯해 전남 고흥 득량도와 신안 만재도 등 섬에서 촬영해왔다. 보기만 해도 한적한 느낌이 물씬 풍겨 시청자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도시에서 느끼기 어려운 여유로움이 가득한 공간들이다.

따라서 장소 섭외 담당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이들은 연출자, 작가들과 논의해 촬영지의 대략적인 이미지를 정한 뒤 적합한 후보군을 뽑는다. 방송에서 많이 노출하지 않은 곳을 찾다보니 다큐멘터리나 관련 서적 등을 참조하고 주변의 추천을 받기도 한다. 어느 정도 구상을 마친 뒤에는 직접 해당 장소를 둘러보고 교통과 장비 설치의 불편함 정도를 따진다.

나 PD는 “시청자에게 자연 속에 와 있는 것 같은 대리만족과 힐링의 기운을 전하고 싶다”면서 “빌딩 숲에서 막 빠져나온 직장인이 TV를 보며 심리적 편안함을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 “손에 닿을 듯한 자연의 공간”


‘리틀 포레스트’는 TV 속 ‘작은 숲’이다. 손을 뻗으면 시원한 강물과 초록빛 나뭇잎이 닿을 수 있는 강원도 인제 찍박골에서 이서진·이승기와 아이들이 뛰논다.

제작진은 촬영지로 강원도를 일찌감치 정한 뒤 여러 지자체의 조언을 구해 후보지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발 딛는 어디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찍박골을 연출자 김정욱 PD가 최종 낙점했다. 출연자들이 생활하는 집은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으며, 앞마당에는 텃밭과 꽃밭이 자리 잡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촬영한다는 점에서 안전성도 염두에 뒀다. 김 PD는 “주변은 흙과 잔디”라며 “아이들이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고, 햇볕이 뜨거워도 그늘이 많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고 했다.

‘일로 만난 사이’ 촬영지는 일손을 요청하는 신청자들의 주거지에 따라 달라진다. 제작진은 자연을 벗 삼아 일할 수 있는 촬영지를 우선 추린 뒤,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24일 1회는 이효리와 함께 그가 거주하는 제주도에서 일손을 필요로 하는 녹차밭을 배경으로 했다. 사방의 초록물결이 눈의 피로함을 덜어줬다는 반응을 얻었다.

연출자 정효민 PD는 “일하다 굽은 허리를 펴고 기지개를 켜는 동안 주위를 둘러봤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장소를 기준으로 했다”면서 “자연의 다양한 매력이 느껴지는 풍경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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