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도박 등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가 28일 서울 중랑구 묵동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환치기는 부인…양현석 오늘 소환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이승현·29)가 28일 경찰 소환 조사에서 해외 원정도박 등 일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명 ‘환치기’ 등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부인했다.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승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 등 해외 카지노에서 수십억 원대 도박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승리는 이날 오전 9시55분경 정장 차림으로 서울 중랑구 묵동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후 이날 밤 늦게까지 장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승리를 상대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 등 해외 원정도박 의혹을 비롯해 상습성 여부, ‘환치기’ 등 외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경찰은 미국 카지노 측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 등을 토대로 조사를 벌였다. 또 그와 같은 혐의를 받는 YG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 양현석(50)과 관련해 17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금융 거래 자료 등도 조사에 참조했다. 이에 승리는 도박을 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 자금의 출처로 의심받는 ‘환치기’ 등 혐의는 강력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리는 클럽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성매매 알선·횡령 등 각종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지 65일 만에 이날 다시 포토라인에 섰다. 경찰에 출석하며 “원정도박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한 자세로 경찰 조사에 임하겠다”며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인정하느냐’ ‘도박 자금은 어디서 마련하고, 얼마나 썼느냐’ ‘다시 경찰에 소환된 심경’ 등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앞서 경찰은 승리의 해외 원정도박 첩보를 받고 내사해오다 14일 정식 수사에 돌입했다. 결국 승리를 소환 조사함으로써 그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 속에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양현석도 29일 오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