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이명주(왼쪽)-주세종. 스포츠동아DB
수년간 꾸준한 투자와 탄탄한 전력으로 무장한 전북과 역시 쟁쟁한 자원들을 끌어들이며 정상에 도전장을 내민 울산 현대와 격차는 어린 선수들의 의지만으로 넘기 어렵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무기력한 경기 끝에 0-2 패배를 안았다. 보기 드문 스리백 수비를 구축한 전북을 보며 최 감독은 “익숙하지 않은 포메이션으로 거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바람을 조심스레 내비쳤으나 오히려 혼란에 빠진 쪽은 서울이었다.
시즌 초 선두에 오르기도 한 서울은 차츰 힘이 떨어지며 지금(3위)에 이르렀다. 여름이적시장에서 한 명도 흡수하지 못해 답답함은 더 커졌다. 그 사이 2위와 간극은 벌어지고, 4위 강원FC에게 5점차로 쫓기게 됐다.
그래도 서울에게 희망은 있다. 이명주와 주세종이다. K리그2 아산 무궁화에서 군 복무를 한 둘은 6일 전역과 함께 ‘서울 맨’으로 컴백한다. 말년휴가를 이용해 동료들과 손발을 맞췄고, 전북전도 현장 관전하며 각자 역할을 머리에 새겼다.
지난해 10월 두 번째로 서울 사령탑 임기를 시작한 최 감독과의 인연이 깊은 것은 아니다. ‘다용도 카드’ 이명주는 첫 임기(2011년 12월~2016년 6월)를 마친 최 감독의 후임인 황선홍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려왔고, 중앙 미드필더 주세종은 부산 아이파크에서 뛰다 서울에 안착한 2016년 1월부터 반 시즌 밖에 함께 하지 못했다.
하지만 둘에 대한 인상은 강렬했다. “화려함은 없어도 살림꾼이다. 활동폭도 넓고, 싸움닭 기질도 있다”며 주세종을 칭찬한 최 감독은 “(이)명주를 최근 (훈련에서) 짧게 지켜봤더니 머리가 좋다. 적으로 맞설 땐 가시 같은 존재였다. 영리하고 기민하다”고 엄지를 세웠다.
경기 조율과 선수 운용에서도 둘의 역할은 중요하다. 공을 잘 관리해야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가는 법. 그런 면에서 경험 풍부한 베테랑들은 큰 힘이다. 전북전에서 서울은 볼 관리를 전혀 못했다. 여기에 거의 풀 시즌을 소화하며 체력이 방전된 고요한과 ‘우즈베키스탄 특급’ 알리바예프에게 앞으로 적절히 휴식을 줄수 있다는 점에서도 둘에 거는 기대가 크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