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김승규(왼쪽)-조현우. 스포츠동아DB
하지만 10일 열리는 투르크메니스탄전은 다르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 첫걸음부터 꼬여선 안 된다. 특히 수비라인을 뒷받침해야 하는 골문의 안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고는 하지만 언제 역습을 당할지 모른다. 불의의 한방에 무너질 수도 있다. 따라서 골문은 풍부한 경험과 함께 최고의 컨디션을 가진 선수가 나서야 한다.
김승규(울산 현대)와 조현우(대구FC), 둘 중 누가 선택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골키퍼 포지션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이번 출전으로 믿음을 산다면 당분간 선발 기용 가능성이 높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9월 부임 이후 김승규와 조현우에게 고른 기회를 줬다. 1월 아시안컵에서 김승규가 주전 장갑을 끼며 앞서가는 듯했지만 이후 평가전에서는 또다시 번갈아 출전했다. 6월 2차례 평가전에서 한 경기씩 책임졌는데, 호주전(1-0)은 김승규, 이란전(1-1)은 조현우가 나섰다. 대표팀에선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막상막하다.
둘은 K리그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달 울산과 대구가 맞붙은 K리그1 25라운드에는 벤투 감독이 현장을 찾아 직접 점검했다. 둘 다 명성에 걸맞은 선방쇼를 펼쳤다. 팀도 1-1로 비겼다. 다만 벤투 감독의 판단 기준 중 하나인 빌드업, 즉 최후방부터 찬스를 만들어가는 발 기술에서 김승규가 조금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도 절대적이지는 않다.
벤투 감독은 둘에게 고른 기회를 주며 긴장감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이제 선택할 시간이다. 월드컵 출발을 책임질 골키퍼는 누가 될까.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