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커’.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한국시간으로 8일 폐막한 제76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조커’가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품에 안았다. 세상을 구원하는 히어로 시리즈가 득세하는 가운데 영웅이 아닌 악당의 탄생을 다룬 영화가 작품성을 먼저 인정받은 결과다.
조커는 할리우드 대표 히어로로 통하는 배트맨의 숙적으로 잘 알려진 캐릭터이기도 하다.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한 이번 영화는 시대를 달리하면서 반복돼 온 배트맨 시리즈에 빠짐없이 등장했던 조커의 탄생을 쫓는 이야기다.
베니스 국제영화제서 처음 공개된 직후 “눈부실 만큼 대담한 영화”(가디언), “완벽한 대중영화”(인디와이어) 등 긍정적인 평가를 잇따라 받았다.
이번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10월2일 국내 개봉하는 ‘조커’에 대한 관객의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마블스튜디오로 대표되는 히어로 시리즈가 빠짐없이 흥행에 성공해온 가운데 등장한 ‘조커’는 영웅에 맞선 ‘반영웅’ 서사로 일찍부터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해오기도 했다.
호아킨 피닉스가 새롭게 구연할 조커의 모습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황금사자상 트로피를 받은 토드 필립스 감독은 “조커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가 없었다면 이 영화도 없었다”며 수상의 공을 그에게 돌렸다. 지난해 ‘너는 여기에 없었다’로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호아킨 피닉스는 ‘조커’를 통해 내년 미국 아카데미상의 가장 유력한 수상자로도 떠올랐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조커를 상징한 배우는 따로 있다. 2008년 1월 세상을 뜬 히스 레저다. 같은 해 8월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에서 배트맨과 대적하는 악당 조커를 맡은 그는 탁월한 연기로 국내에서도 417만 관객 동원을 견인했다. 이듬해 열린 아카데미에서 사후 후보에 올라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 만에 단독 시리즈로 나오는 ‘조커’는 광대로 살아가던 평범한 남자가 왜 악당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시작을 다룬 이야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