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곽경택 감독 “과거 불행 기억해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 69년 전 치열했던 한국전쟁의 한 전투를 다룬 영화가 관객을 만난다. 1950년 9월14일 경북 영덕 장사리 해변에서 벌어진 장사 상륙작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이다.
25일 개봉하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은 2016년 여름 700만 관객을 모은 이정재 주연 ‘인천상륙작전’을 잇는 이야기다. 당시 제작진은 ‘장사리’ ‘서울수복’으로 이어지는 한국전쟁 3부작을 기획했고, 3년 만에 두 번째 이야기를 완성했다.
이정재와 이범수가 남북한 장교 역으로 각각 나선 ‘인천상륙작전’이 반공이데올로기에 치중했다면, 이번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은 반전의 메시지에 주력한다. 당시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해 비밀 교란작전에 투입된 평균 연령 17세, 772명 학도병들의 무고한 희생의 역사를 담았다.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는 연출자 곽경택 감독의 시도가 완성도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곽 감독은 “요즘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보면서 강대국들의 대리전쟁으로서 한국전쟁을 다시 바라본다”며 “과거의 불행을 기억하지 못하면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연출을 맡았다”고 밝혔다.
김명민과 최민호, 김성철, 김인권 등이 주축이 돼 극을 이끌지만 영화의 주연은 실제 772명으로 기록된 학도병들이다. 자원입대한 이들은 불과 2주간 훈련을 받고 군복 대신 교복과 교모를 쓴 채 총을 든다.
투지 넘치는 학도병 역을 맡은 김성철은 “지금 20대의 시선으로 당시 전쟁을 바라봐도 똑같이 안타깝고 가슴 아픈 마음이다”며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학도병을 이끈 실존인물인 이명준 대위를 연기한 김명민도 “17세 학도병들을 데리고 전쟁에 나선 리더의 사명감에 대해 늘 고민했다”고 돌이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