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물리학’의 ‘예언’…버닝썬 넘어 ‘검찰 개혁’까지

입력 2019-10-01 17: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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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양자물리학’. 사진제공|메리크리스마스

이쯤 되면 ‘현실 영화’라 불러도 무방하다.

박해수·서예지 주연의 ‘양자물리학’(제작 엠씨엠씨)을 둘러싼 반응이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흥미롭게 뻗어나가고 있다.

개봉에 앞서 클럽 버닝썬 사태와 맞물린 이야기로 시선을 붙잡은 ‘양자물리학’이 개봉 이후 검찰 개혁의 목소리와 연결된 메시지로 다시 눈길을 끈다. 현실과 뗄 수 없는 영화 고유의 가치를 실현한 동시에 현실에선 더디게 이뤄지는 개혁의 목소리를 비록 영화로나마 통쾌하게 전하면서 관객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 “검찰 개혁 이유 모른다면 봐야 할 영화”

9월25일 개봉해 상영 2주째에 접어든 ‘양자물리학’은 개천절 연휴가 겹친 주말 ‘2라운드’를 노리고 있다. 개봉 이후 ‘현실 영화’라는 반응과 더불어 탄탄한 완성도에 대한 입소문이 확산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에 더해 ‘검찰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 영화가 담은 사건 및 메시지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기도 하다.

1일 현재 온라인 포털사이트 등 게시판에 오르내리는 ‘양자물리학’ 관람객의 평가는 ‘놀랍다’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왜 검찰 개혁이 필요한지 알려주는 영화”, “검찰 개혁의 이유를 모른다면 꼭 봐야 할 영화”라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현실보다 한 발 앞선 영화가 검찰 개혁의 필요성과 목소리를 먼저 담아냈다는 평가다.

물론 한쪽에선 “검찰을 너무 ‘악’으로 그렸다”는 비판의 시선도 제기한다. 하지만 이래저래 현실 이슈와 맞물려 주목받는 분위기는 부인하기 어렵다.

영화 ‘양자물리학’. 사진제공|메리크리스마스


‘양자물리학’은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마약 파티 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생각이 현실이 된다고 믿는 주인공 찬우(박해수)는 단순한 사건으로 여긴 클럽 마약 파티가 사실 연예계는 물론 검찰과 정치 권력까지 연루된 거대 스캔들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고 이를 해결하려 거대 권력에 맞선다.

영화가 담은 일련의 사건은 올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건과 유사하다.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마약 스캔들, 재벌 등 고위층 자녀의 잇단 마약 사건을 넘어 권력유착형 검찰 비리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제작진의 ‘의도’는 아니지만 결과는 뜻밖이다. 특히 검찰 개혁의 문제는 앞서 영화 ‘더 킹’이나 드라마 ‘비밀의 숲’ 등 작품이 꾸준히 제기한 문제와도 닿아 있지만, ‘양자물리학’은 직접적인 비판이 아닌 개인의 분투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쪽을 택해 관객의 몰입을 높인다.

연출자 이성태 감독은 “사회 부조리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개인이 권력 앞에서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자기신념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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