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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대표팀 이정후(21·키움 히어로즈)의 상승세가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무대에서 계속되고 있다. 서울 예선에 이어 일본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에서도 특유의 콘택트 능력을 한껏 뽐내며 전 세계를 놀랍게 만들고 있다.
이정후는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슈퍼라운드 미국과의 1차전에서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의 활약으로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2년 전의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낸 모습이다. 이정후는 같은 장소에서 2017년에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타율 0.167(12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와신상담’으로 새롭게 찾은 도쿄돔. 첫 경기부터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열린 서울 예선에서도 그의 활약은 돋보였다. 고척돔에서 열린 세 경기에서 타율 0.444(9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자랑했다. 슈퍼라운드 미국전을 포함하면 11일까지 4경기에서 0.538(13타수 7안타)의 타율을 마크, 이번 대회 타율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7안타 중 5개가 2루타이고, 출루율은 0.647에 이른다.여러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큰 족적을 남긴 그의 아버지 이종범(49·LG 트윈스 코치)의 뒤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이종범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에서 팀 승리를 견인한 결승타를 친 바 있다. 이정후는 이번 대회에 임하면서 당시 아버지의 장면을 떠올리며 “나에게도 그런 상황이 오면 재밌을 것 같다”며 의욕을 불태우기도 했다.
대표팀에서 가장 정교한 타격을 하고 있는 타자이기에 경쟁 팀들의 관심도 부쩍 늘었다. 일본 매체 ‘야구 채널’은 “예선 라운드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한 3번타자 이정후는 ‘사무라이 재팬’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부분의 일본 미디어는 이정후를 언급하며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맹활약했던 아버지 이 코치를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정후는 의외로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 언론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워낙 (기사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나. 나는 신경 안 쓰고 내 것만 하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슈퍼라운드에서의 계속된 활약도 약속했다. 이정후는 “예선 성적은 만족한다. 이제 본선이니 또 잘해야 한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승부욕까지 아버지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그가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한국 야구의 젊은 피’의 힘을 맘껏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