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퇴장’ 교훈, 혹시 모를 ‘외부 변수’도 차단하는 김경문 감독

입력 2019-11-12 16: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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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혹시 모를 변수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완벽한 전력을 유지하며 최종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다.

한국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61)은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무대에서 명장의 품격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억울한 장면이 발생했음에도 손해를 감수하며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는 등 안정적이면서도 강력한 벤치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슈퍼라운드 미국과의 경기에서는 석연치 않은 심판진의 판정이 나왔다. 3회 1사 1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가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 성 2루타를 때렸다. 이 때 1루주자 김하성이 홈을 노렸는데, 김하성은 정확한 슬라이딩으로 상대 포수의 태그를 피해 홈 플레이트를 터치했다.

그러나 일본인 시마타 데쓰야 구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김 감독은 즉시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판독센터는 원심을 유지했다. 느린 장면으로 다시 확인을 해도 완벽한 오심이었기에 덕아웃에서는 선수들의 강력한 항의가 이어졌다. 이 상황에서 김 감독은 즉각 덕아웃을 진정시키고, 구심에게 ‘인정하겠다’는 제스처를 보냈다.

5-1 승리에도 씁쓸함이 남는 경기였다. 공식 항의를 할 생각도 있었지만, 김 감독은 최종 적으로 이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혹시 모를 ‘텃세’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일본 언론이 판정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인정할 건 인정하려 한다. 그게 바로 스포츠다”라는 짧은 대답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한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당시 한국대표팀은 쿠바와의 결승전 9회 수비 때 포수 강민호가 볼 판정에 의문을 표시하다 구심으로부터 퇴장을 당했다. 대기 중이던 포수 진갑용(현 대표팀 코치)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웠는데, 강민호의 갑작스런 퇴장으로 어쩔 수 없이 출전해야만 했다. 다행히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해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돌이켜보면 분명 아찔했던 마지막 고비였다.

국제대회, 특히 일본이 주최하는 프리미어12는 4년 전부터 상식 이하의 대회 운영과 심판 판정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대회다. 괜한 트집을 잡힐 수 있는 ‘변수’를 아예 허용하지 않겠다는 게 김 감독의 의중이다.

대표팀에게는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이라는 명확한 1차 목표가 있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지 않고 큰 뜻을 이루려는 김 감독의 치밀함은 이번 대회에서 줄곧 빛을 내는 중이다. 진정한 명장의 품격이라 할 만 하다.

지바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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