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태극전사는?

입력 2019-11-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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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안정환, 설기현(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동아일보DB

한국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브라질과 평가전을 갖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브라질은 월드컵에서 무려 5차례 우승한 자타공인 세계 최강 중 하나다. 한국은 1995년 8월 브라질과 처음 친선경기를 가진 이후 통산 5번 맞붙어 1승4패를 기록했다. 이번이 6년 만에 열리는 6번째 대결이다. 브라질과 인연이 깊은 인물을 중심으로 지난 20여년을 되짚어본다.


●손흥민(2013년 10월 12일, 0-2 패)

독일 레버쿠젠에서 뛰던 21세 손흥민이 한창 주가를 높이던 때였다. 미래 한국축구를 책임질 주자로 평가받던 그는 경기를 앞두고 브라질 최고스타 네이마르(당시 바르셀로나)의 상대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성용, 구자철, 이청용 등이 중원을 장악하고, 지동원이 최전방에 포진한 가운데 손흥민은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전광판 화면에 얼굴이 비칠 때마다 팬들의 함성이 쏟아질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기엔 아직 어렸다.

그는 후반 19분에서야 구자철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극적인 반격을 기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상대 압박에 볼을 자주 뺏겼다. 특유의 경쾌한 드리블도 보여주지 못했다. 팀플레이와 수비도 지적을 받았다. 그렇게 단 29분간 뛰며 아쉬움만 남겼다. 6년이 흐른 지금,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다시 만난 브라질을 상대로 설욕을 벼른다.


●안정환·설기현(2002년 11월 20일, 2-3 패)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우승팀 브라질과 평가전은 초미의 관심거리였다.

양 팀은 화끈했다. 한국은 투지와 자신감 넘친 플레이로 개인기의 브라질을 상대했다. 대표팀 맏형 홍명보와 황선홍의 은퇴 무대이기도 했던 이날 후배 안정환과 설기현은 상대 골 망을 흔들었다.

전방에 안정환과 설기현, 이천수를 앞세운 한국은 전반 7분 안정환의 크로스를 설기현이 헤더로 선제골을 뽑았다. 1-1 동점이던 후반 13분엔 안정환이 다시 앞서가는 골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예전의 한국축구가 아니었다. 브라질 앞이라고 해서 결코 위축되지 않았다. 월드컵을 통해 성장한 기량을 맘껏 뽐낸 한판 승부였다. 호나우두에 2골, 호나우디뉴에 한골을 내주며 역전패했지만 한국은 4강 진출이 행운이 아니었다는 걸 실력으로 증명해보였다.

김도훈, 김도근, 김병지(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동아일보DB



●김도훈(1999년 3월 28일, 1-0 승)

브라질을 이긴다는 건 꿈만 같던 시절이었다. 브라질은 개인기는 물론이고 공수 밸런스를 가장 잘 갖춘 팀이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주인공은 후반 39분 교체 투입된 김도훈이었다. 종료 직전 최성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볼을 문전으로 깊숙이 침투하며 슬라이딩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삼바축구를 무너뜨렸다. 브라질에 처음으로 이긴 경기였다.

그 덕분에 지금도 브라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바로 김도훈이다.


●김도근(1997년 8월 10일, 1-2 패)

브라질을 상대로 처음으로 골 망을 흔든 태극전사는 김도근이었다.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열린 평가전에서 김도근은 경기 시작 7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문전에서 날린 시원스런 왼발 터닝슛은 브라질의 백전노장 골키퍼 타파렐도 꼼짝 못하게 만든 송곳 같은 슛이었다. 후반 연속 골을 내주며 역전패했지만 선제골을 넣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자신감을 갖게 한 경기였다.


●김병지(1995년 8월 12일, 0-1 패)

한국과 브라질이 처음 조우한 경기에서 화제가 된 선수는 한국 골키퍼였다.

프로축구에서 머리색을 울긋불긋 물들이고 말총머리를 해 관심을 끌었던 김병지는 이날도 튀었다. 1995년 6월 코리아컵 코스타리카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가진 뒤 3번째 A매치였던 이날 고비마다 선방을 펼친 김병지는 후반 막판에는 브라질의 크로스를 직접 차단한 뒤 하프라인을 넘어 50m 이상 질주해 눈길을 끌었다. 브라질 기자들은 김병지를 콜롬비아의 괴짜 골키퍼 이기타에 비유하기도 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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