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본드’ 종영, 이승기X배수지 첫회 오프닝→마지막회 엔딩
16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유인식)가 소름 돋는 ‘수미상관(首尾相關) 열린 결말’을 전하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아쉬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자아냈다.
23일 방송된 ‘배가본드’에서는 차달건(이승기)이 제롬(유태오)을 잡기 위해 블랙썬에 잠입해 국제용병이 됐고, 고해리(배수지)는 차달건의 복수를 대신하려 제시카리(문정희)를 따라 로비스트가 되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충격 전개가 펼쳐져 안방극장을 끝까지 전율에 휘감기게 했다.
극 중 차달건은 폐 창고 안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고, 고해리는 릴리(박아인) 부하의 시체를 차달건으로 오인하고 오열했다. 차달건이 에드워드박(이경영)이 고해리의 목숨까지 위협하자 고해리 앞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기로 다짐했던 것. 이후 고해리는 차달건이 살해당한 것이라 생각, 사마엘의 정체를 밝히려 제시카리가 있는 교도소로 들어갔다. 에드워드박은 고해리의 잠입수사를 의심했지만, 고해리는 제시카리와 뛰어난 지략을 펼쳐 에드워드박의 의심을 거둬내는데 성공했다. 결국 제시카리는 석방돼 미국으로 소환됐고, 다시 고해리를 찾아와 홍순조(문성근)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고 에드워드박의 키리아 왕국 석유시추사업권을 빼앗아 차달건의 원수를 갚자고 제안했다. 고해리는 제시카리의 제안을 받아들여 로비스트가 되기로 결심했고, 차달건 역시 릴리의 도움으로 제롬이 몸 담고 있던 블랙썬 용병이 돼 제롬을 마주하게 됐다. 차달건은 제롬이 국제금융조직 액시스 멤버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제롬을 죽음의 고통에 휩싸이게 만들며 조카 훈이의 죽음을 되갚았다.
그런가 하면 정국표(백윤식)가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홍순조가 권한대행이 된 가운데 에드워드박은 홍순조 위에 군림해 전권을 행사했고, 윤한기(김민종), 민재식(정만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석유시추사업을 따내려 키리아로 떠났다. 로비스트가 된 고해리 역시 시추권 사업 로비를 위해 광활한 북아프리카 사막을 내달렸던 터. 일각에서 저격을 준비 중이던 차달건은 자신이 제거해야 할 로비스트가 다름 아닌 고해리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고 끝내 고해리를 저격하지 못하고 총을 거두고 말았다. 첫 오프닝을 마지막 엔딩으로 담아내는 열린 결말이 펼쳐지면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자아냈다. 그리고 제작진이 ‘배가본드’가 남긴 것들 네 가지를 정리했다.
● 배가본드가 남긴 것 하나. 숨 쉬는 캐릭터! 이승기-배수지-신성록-문정희-백윤식, 캐릭터에 푹 빠져 혼신의 열연 펼쳤다!
이승기는 꿈 많던 열혈 스턴트맨 출신 차달건 역을 맡아 고강도 액션 연기와 폭 넓은 감정 연기를 함께 펼치는 발군의 내공을 뽐냈고, 배수지는 사건 해결에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몸 바쳐 뛰어드는 국정원 블랙요원 고해리에 완벽 몰입한 모습으로 호평을 얻었다. 신성록은 냉철한 이성과 뜨거운 열정을 동시에 내뿜는 기태웅 역으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뽐냈고, 문정희는 팜므파탈 로비스트 제시카리 역을 맡아 완벽한 연기 변신을 이뤄냈다. 표리부동의 전형 대통령 정국표 역 백윤식은 찰나의 표정, 스치는 말투 하나로도 묵직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극의 중심을 든든히 지켜냈다.
● 배가본드가 남긴 것 둘. 힘 있는 스토리! 유인식 감독, 몰아치는 반전에 반전으로 눈 돌릴 틈 없게 했다!
손대는 작품마다 히트작을 만들어내며 드라마 계 ‘미다스 손’이라 불려온 유인식 감독은 또 한 번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굵직한 이력을 추가했다. ‘배가본드’는 회차 내내 ‘반전 맛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매 회 시청자의 허를 찌르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배가본드’가 상상도 못한 전개로 뒤통수를 때린 것 같지만 사실은 복선을 촘촘히 깔아놓았던,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디테일로 ‘재방 삼방 필수’ 열풍을 불렀던 것. 실제로 ‘배가본드’는 국내 시청자 뿐 아니라 넷플릭스로 작품을 접하는 해외 시청자들까지, 방송이 끝나고 댓글창으로 서로 의견을 나누며 범인을 찾고 다음 내용을 추리하는 ‘본격 셜록병 유발 드라마’로 사랑을 받았다. 이뿐 아니라 마지막 회 엔딩을 첫 회 오프닝으로 배치한 유인식 감독의 과감한 시도는 신선함을 넘어 새로운 충격을 안겼다.
● 배가본드가 남긴 것 셋. 탄탄한 집필력! 장영철-정경순 작가, 신들린 캐릭터 저글링 선보였다!
스턴트맨 출신 특수용병, 신분을 숨긴 국정원 블랙요원, 동양여성 무기 로비스트, 차기대권을 쫓는 국무총리, 사욕을 쫓는 국정원 직원, 북한 특수군단 출신 탈북 용병 등 주조연 가릴 것 없이 짧은 로그라인만으로도 단박에 매력을 느끼게 하는 캐릭터들은 각자가 추구하는 목표를 향해 주저 없이 내달리는 직진 행보로 보는 내내 속이 확 뚫리는 시원함을 선사했다. 블록버스터물답게 홈페이지 내 인물 관계도 버전이 극 중간 업데이트 됐을 정도로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했고 관계도 역시 상당히 복잡했지만, 단 한 명의 인물도 허투루 낭비되거나 충돌되지 않고 각자의 뚜렷한 서사를 갖고 적소에 활용됐다. 장영철-정경순 작가는 이처럼 캐릭터들을 매력적으로 각개전투 시켰을 것뿐 아니라 이들을 거미줄처럼 엮어 갈등을 발생시키는 뛰어난 ‘캐릭터 저글링’을 선보이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 배가본드가 남긴 것 넷. 눈 호강 액션씬! 이길복 촬영감독, 한국 드라마 액션 첩보사 신기원 열었다!
첫 회 모로코 광활한 배경으로 펼쳐낸 추격 액션씬을 포문으로, 매회 그간 한국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던 격렬하고도 신선한 대규모 액션씬을 담아내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길복 촬영감독은 특유의 스피디한 감각으로 국정원 식구들이 총출동한 모로코 단체 액션씬, 광활한 인천 부두를 배경으로 한 부둣가 단체 액션씬, 차달건의 화려한 핸들링이 돋보인 도심 카체이씽, 다양한 폭파씬 등 기록할 만한 명장면들을 아낌없이 쏟아내며 ‘첩보 액션물’이라는 걸출한 타이틀에 완벽히 부응한 행보로 한국 드라마 액션 첩보사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을 얻었다.
제작진은 “4년 여 간의 기획 시간, 1년 여 간의 제작 기간, 그리고 작품이 여러분께 선보여진 3개월 여 간의 시간. 정말 길고 긴 시간을 거쳐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됐다. 시청자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모쪼록 여러분을 좋은 날 다시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우리에게도 더 없는 기쁨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연예뉴스팀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