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20주년 기획] FA 제도 개선안은 선수에게 불리? 2020년 19명 중 12명이 B등급

입력 2019-11-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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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평행선이다. 제도 개선은 요원하다. 도입 20주년을 맞은 프리에이전트(FA) 제도의 합리적 개선은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

1999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결성의 첫 성과로 FA 제도가 시작됐다. 약체 팀이 순식간에 전력을 보강할 방법인 동시에 선수 입장에서도 ‘인생 역전’을 꿈꿀 기회다. 하지만 첫 도입 이후 부분적으로 손을 보긴 했지만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보니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선수협은 미국, 일본처럼 FA 등급제를 시행하고 취득 기준(현재 고졸 9년·대졸 8년)도 낮추자고 수년 전부터 주장하고 있다.


KBO 이사회(사장단회의)는 28일 2020시즌 이후부터의 FA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FA 자격 취득 기준을 1년씩 낮추는 등(고졸 8년·대졸 7년) 개선 의지가 담겨있다. 이에 앞선 21일 KBO 실행위원회(단장회의)는 FA 등급제 수정안을 도출했으나 선수협회에서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수용 거부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KBO 이사회는 28일 선수협회의 전향적 태도를 재차 촉구했다.

개선안의 골자인 등급제 기준은 FA 직전 시즌의 연봉이다. KBO 이사회의 제안대로면 ‘A등급 FA’의 기준은 팀 내 연봉 3위 안에 드는 동시에 리그 전체 연봉 30위 안에 드는 이들이다. B등급은 팀 내 4~10위·리그 31~60위, C등급은 그 외 모든 선수들이다. 팀과 리그 중 한 기준이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아래 등급으로 떨어진다.

A등급 선수가 타 팀으로 이적하게 된다면 현행 보상 규정(보호선수 20명 외 1명+전년도 연봉의 200% 또는 전년도 연봉의 300%)이 그대로 적용된다. B등급은 보호선수 25명+전년도 연봉의 100% 또는 전년도 연봉의 200%로 기준이 낮아진다. C등급의 경우 전년도 연봉의 150%의 보상금만 필요하다.

롯데 전준우-KIA 안치홍-KIA 김선빈-LG 오지환(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B~C급이 대부분, “대어가 힘든 구조인데…”

그렇다면 과연 선수협회의 주장처럼 이 기준은 여전히 엄격할까? 2020년 FA 권리를 행사한 19명의 등급을 KBO 이사회가 제안한 기준으로 나눠봤다. 신규 FA 10명 중 A등급은 안치홍, 김선빈(이상 KIA 타이거즈), 전준우(롯데 자이언츠), 오지환(LG 트윈스) 등 4명뿐이다. C등급은 김태균, 윤규진, 고효준 등 3명이며 나머지 12명이 B등급이다. A급 4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15명은 보다 쉬운 조건으로 타 팀 이적 협상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재자격 FA는 A등급으로 분류 자체가 불가능하다. 두 번째 FA는 신규 FA B등급과, 세 번째 FA는 신규 C등급과 동일한 기준으로 분류된다. 재자격 선수 9명 가운데 두 번째 권리인 선수는 8명이며 김태균만이 세 번째 FA다.

신규와 재자격 선수를 모두 합쳤을 때 결국 A등급 4명, B등급 12명, C등급 3명인 것이다. 실행위 안을 적용한다면 B,C 등급 15명의 경우 운신의 폭이 넓어졌을 것이다. 해설위원 A는 “솔직히 구단들이 두세 걸음 물러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이 기준대로면 소위 말하는 준척급 선수들은 B~C등급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구단들이 보상 규정을 완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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