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소셜미디어로 르네상스 맞은 씨름

입력 2019-12-01 1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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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 씨름의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

씨름은 7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이준희, 이봉걸, 이만기, 강호동, 이태현 등 스타들이 꾸준히 발굴 되면서 전성시대를 열었다. 당시 설날, 추석 등 명절 때마다 온 가족이 TV앞에 모여 천하장사의 탄생을 지켜보는 것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광경이다. 그러나 젊은 층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다수의 팀이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존폐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올해 들어 씨름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진원지는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다. 태백급의 황찬섭(연수구청), 손희찬(정읍시청), 허선행(양평군청) 등 잘생긴 외모에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는 선수들의 경기 영상이 유튜브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면서 여성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노년층이 주를 이뤘던 씨름경기장 관중석에 카메라를 든 20대 여성들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게다가 여성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태백, 금강 급은 다양한 씨름 기술이 나오고 순식간에 승부가 결정된다는 점에서도 젊은이들의 취향을 저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씨름의 인기는 지상파 TV까지 진입했다. KBS는 11월 30일부터 2TV를 ‘태백에서 금강까지-씨름의 희열’이라는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이는 태백, 금강급 최정예 선수들을 모아 승부를 펼치는 내용이다. 매주 토요일 밤 10시45분마다 전파를 타고 시청자들에게 씨름의 진수를 전할 예정이다. 체중 80㎏대의 태백 급 장사들과 90㎏대의 금강 급 장사들의 맞대결이 펼쳐진다는 점에서도 스포츠팬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어 매 회를 거듭할수록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몇 년 전까지 존폐를 걱정해야 했던 씨름이 주말 밤 지상파 프로그램으로 편성 됐다는 것 자체로 엄청난 의미가 있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씨름이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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