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사태’ 그후…방송가, 출연자 검증 시대 열리나

입력 2019-12-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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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 동아닷컴DB

‘징역 6년 중형’ 엄중한 경고속
KBS 자체 검증제도 실험적 운영

집단 성폭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수 정준영(30)과 최종훈(29)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강성수)는 지난달 29일 집단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가수 정준영(30)과 최종훈(29)에 대해 각각 징역 6년과 5년,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이수 처분 등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연예계를 넘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범행과 성폭력 범죄에 대한 인식의 부재 상황에 엄중히 책임을 묻고 경고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인기가수, 명성과 재력에 버금가는 사회적 책임”

이들은 2016년 강원도 홍천과 대구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들을 수차례 집단 성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해 카카오톡 단체방에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유명 연예인들로 여러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르고 카카오톡 대화방에 내용을 공유해 여성들을 단순한 성적 쾌락 도구로 여겼다”면서 “피해자들이 느꼈을 극심한 고통은 짐작하기 어렵다. 왜곡된 성의식에서 비롯된 특수강간의 죄질을 고려해 엄중한 책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또 “큰 인기를 얻는 가수로서 명성과 재력에 버금가는 사회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 이들은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합의된 성관계”라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범행을 부인해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이들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일부 연예인들의 일탈을 넘어 성폭력 범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재한 상황을 개선하고 인권의식의 변화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누리꾼이 “저지른 행위보다 형량이 적다”며 비판적 시선을 보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 “철저한 출연자 검증 필요”

올해 초 이른바 ‘버닝썬 사태’가 불거지면서 정준영이 과거 여자친구의 신체를 몰래 촬영해 물의를 빚은 뒤 불과 3개월의 공백 끝에 방송에 복귀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물의를 빚은 연예인이 일정기간 자숙하고 복귀하는 방식이 연예계의 도덕적 해이를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당시 정준영에 대한 엄격한 징계가 실행됐다면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은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시선도 나왔다.

KBS는 이후 출연자 검증 제도를 만들어 시험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 담당 PD와 책임프로듀서·국장과 시청자위원회 등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연예인의 출연이 적합한지 심의한다. 대상은 출연 정지 처분이 해제된 연예인을 포함해 사법기관의 수사를 받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들이다. 조만간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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