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암벽예술공간’ 석파랑아트홀, 장상철 도예작업설치전 개최

입력 2019-12-02 0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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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는 순간 암벽에 둘러싸인 듯
암석+문화재+예술 어우러져 입소문
18일까지 장상철 ‘도예작업설치전’
재즈공연, 판소리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이 멋진 공간을 흙이라는 물성과 빛이라는 상황의 어울림이 만든 환영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장상철(63) 작가의 도예작업설치전이 석파랑 아트홀(종로구 자하문로 45길 8-11)에서 18일까지 열린다. 거대한 암벽동굴 안으로 들어서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계단을 내려가니 아트홀에서는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만나게 될 작품은 어떤 작품들인가.

“(장상철 작가) 도자다. 여기에 빛을 응용한 작품들이다. 빛을 이용한 설치작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팝아트적인 의미를 좀 갖고 있기도 하고. 미술이란 것이 소장 이전에는 다 인테리어, 소품, 장식품이 아니었나. 그런 시각에서 일상생활과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작품이다.”


- 상당히 대형설치작업인데.

“설치라는 것이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대형이면 대형으로 들어가고, 작으면 작은 대로 맞춰서 들어가게 되고. 석파랑 아트홀의 경우 규모가 어마어마하지 않나. 전시장치고는 굉장히 큰 편이다.”


- 지금 보니 크리스마스 시즌에 잘 어울리는 작품 같기도 하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오브제와 빛이 하나의 주제를 이루지만 그것은 보는 이에 따라 각기 다를 수 있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선한 사람에게는 선하게 보이고, 악한 사람에게는 악하게 보일 수 있지 않나(웃음). 보는 이에 따라, 감정에 따라 빛이 달라진다.”


- 석파랑 아트홀에서 전시를 하게 된 이유는.

“이번 전시를 기획하신 분이 예전에 내 전시를 맡은 인연이 있다. 석파랑 아트홀을 보고 나를 떠올리셨다고 하더라. 나도 처음 이곳 계단을 내려오면서 ‘여기다’하는 느낌을 받았다. 빛하고 동굴하고 … 여기에 유리벽에 비치고. 한 작품만으로도 공간이 꽉 차 보인다. 이런 전시장은 흔하지 않다. 내 작품과 딱 어울린다고 봤다.”

석파랑 아트홀은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며 10월 중순 문을 열었다. 아트홀의 옆으로는 순정효황후 윤씨의 생가와 흥선대원군의 별장 석파정의 일부를 옮겨와 1993년 문을 연 한식당 석파랑이 있고, 위로는 이태리 식당 스톤힐이 서있다. 돌산을 뚫고 깎아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으로 만든 주인공은 석파랑의 김주원(72) 대표이다.

김 대표는 “건축 인허가를 받는 데에만 10년, 암벽을 깎아 건축을 하는 데에 5년, 총 15년이 걸렸다. 그래도 생각처럼 짓지는 못했다”며 아쉬운 얼굴을 했다.


- 어떻게 돌산을 깎아서 아트홀을 지을 생각을 했나.

“(김주원 대표)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되었다(웃음). 파놓고 보니까 환상적이더라. 돌을 깎는 공사 중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가게 됐다. 유명한 예수상 밑에 성당이 있는데 층고가 100미터가 넘더라. 그걸 보고 ‘나도 층고를 좀 높여서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아쉽게도 심의, 규제가 많아 마음대로 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공간을 보고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 다행이다.”


- 석파랑 아트홀은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는데.

“두 번의 전시를 개최했지만 꼭 그림, 미술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아이템이 있으면 언제든지, 무엇이든 환영이다. 재즈공연, 판소리 같은 공연도 좋겠다. 내가 기획하긴 어려울 것 같고,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와서 얼마든지 이용해주면 될 것 같다. 화랑이 아니라 아트홀이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석파랑 아트홀은 개관기념으로 10월과 11월에 걸쳐 약 한 달 간 산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김인순 작가의 개인전을 열었다. 입체적인 느낌을 주는 웅장한 산 그림들이 아트홀의 암벽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상철 작가의 설치전은 석파랑 아트홀의 야심찬 두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의 메인은 아트홀 중앙에 설치된 대형작품이다. 무려 2400개의 정육면체 도자가 발하는 빛이 황홀한 ‘환영의 공간’을 완성한다.

장 작가는 “보는 상황, 조도 등에 따라 변하는 공간 안에 들어가 보는 이의 다양한 시점에서 느끼고 체험하시기를 바란다”며 “무의식적인 상황에서 은유적인 아름다움과 실재가 아닌 환영의 신비로움을 경험하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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