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의 진행자 김채연(오른쪽)과 의웅. 2003년 시작해 EBS 대표 어린이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출연자 성희롱·폭행 논란에 휘말렸다. 사진제공|EBS
■ 몰매 맞은 EBS, 성희롱·폭행 논란 ‘보니하니’ 방송 중단 결정
17년째 방송 중 어린이프로그램
최영수·박동근 부적절 행동 비난
EBS, 안일한 대처로 화 더 키워
국민청원 빗발치자 뒤늦게 수습
최영수·박동근 부적절 행동 비난
EBS, 안일한 대처로 화 더 키워
국민청원 빗발치자 뒤늦게 수습
EBS 어린이프로그램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가 최근 불거진 출연자 성희롱 및 폭행 논란 여파로 제작을 중단했다. 논란이 제기된 직후 안일한 대처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거세다.
EBS가 12일 “교육방송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사태 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어 “청소년 출연자를 보호하기 위해 ‘보니하니’ 제작을 중단하고 제작진을 전면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의 시작은 10일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보니하니)의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촉발됐다. 프로그램에서 ‘당당맨’ 캐릭터를 맡은 개그맨 최영수가 진행자인 그룹 버스터즈 멤버 김채연을 향해 손을 번쩍 들어 때리는 듯한 동작을 취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실제 폭행이 있었는지는 카메라에 찍히지 않았지만 동작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프로그램에서 ‘먹니’ 캐릭터를 맡은 개그맨 박동근도 과거 유튜브 생중계 방송에서 김채연에 성적으로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하면서 욕설까지 내뱉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EBS는 최영수와 박동근의 언행에 대한 지적이 확산되자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폭행 등은)사실이 아니다”며 “추측과 오해는 자제해 달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고,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되자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한 뒤 최영수와 박동근을 출연정지 시키고 관련 콘텐츠를 온라인 등에서 모두 삭제했다.
시청자들의 분노는 김채연이 15세 미성년자라는 점, ‘보니하니’ 역시 교육방송인 EBS가 어린이 시청자를 대상으로 17년째 방송 중인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에서 가중되고 있다. 프로그램 홈페이지에는 12일 오후에도 “안일한 제작진의 대처에 화가 난다”는 등 시청자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이날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200여 건에 달하는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EBS는 ‘뒤늦은 대처’가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에 대해 개선 의지를 밝혔다. ‘보니하니’ 논란을 야기한 제작 시스템을 점검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긴급 대응단을 꾸려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폭행 논란과 관련해 최영수는 “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김채연의 소속사 마블링은 “당시 상황이 정확하게 카메라에 찍히지 않아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면서도 “문제가 된 장면의 잘못을 인지했고, 제작진으로부터 재발방지를 약속 받았다”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