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은퇴 이후 삶…경기 단체가 앞장서서 지원과정 운영해야

입력 2019-12-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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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들의 은퇴 후 삶에 대한 경기단체의 지원이 중요해지고 있다. K리그 아카데미 은퇴선수과정 프로그램 진행 현장.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춘추(春秋) 프로 스포츠인 프로축구(K리그)와 프로야구(KBO리그)가 시상식을 끝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안타까운 소식들도 들려온다. 바로 프로 선수들의 은퇴 소식이다.

매년 많은 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난다. 부상, 성적 부진 등 다양한 이유로 선수들은 은퇴를 결심한다. 평생 해온 운동을 그만 두는 만큼 선수들의 은퇴 결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더 어려운 것은 은퇴 이후의 삶이다. 선수들이 은퇴 이후의 삶을 설계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때문에 경기단체들은 현역 선수의 큰 고민거리인 은퇴 이후의 삶을 설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9일과 10일, 현역 및 은퇴 선수들을 대상으로 ‘2019 K리그 아카데미 은퇴선수과정’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선수들에게 미래 진로에 대한 선택과 은퇴 후 펼쳐질 제2의 삶을 설계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어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프로 선수로 전업하지 않고 은퇴를 하는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에서는 2016년부터 ‘KUSF U-스포츠마케팅 러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운동선수로 생활하다 중도 은퇴를 선택한 선수 출신 대학생과 스포츠 관련 직무를 희망하는 일반 대학생이 대상이다. 이들은 함께 어우러져 취업 역량 강화와 실무 체험을 통해 직업 경험을 쌓는다.

지난해 여름 발표된 이상헌 국회의원(울산 북, 더불어민주당)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문 운동선수들의 은퇴 후 실업률은 2015년 37.1%, 2016년 35.4%, 2017년 35.4%로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은퇴 후 제2의 직장을 구하더라도 비정규직이 59.9%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월수입이 200만 원 미만인 경우도 38%로 나타났다.

국내의 많은 운동선수들이 은퇴 후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만큼 은퇴 후 인생 설계를 위한 경기단체의 체계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일본, 독일 등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체육회 또는 경기단체에서 은퇴 선수들을 돕는 전문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 덕분에 유명 선수들이 행정가 또는 전문직으로 활약하고 있다.

프로 선수들은 전체 선수의 6% 정도에 불과하다. 프로 선수들은 이미 성공한 삶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프로 선수라고 해도 많은 이들이 은퇴 이후 불안정한 삶에 놓이게 된다.

선수들이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멋진 기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과 같은 상급 단체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진현우 명예기자(명지대 정치외교 전공) martynj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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