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2019 결산①] 키워드는 ‘승리’…정준영의 패배·양현석의 버티기

입력 2019-12-25 0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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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2019 결산①] 키워드는 ‘승리’…정준영의 패배·양현석의 버티기

2019년을 강타한 클럽 버닝썬. 버닝썬에서 일어난 단순 폭행 사건이 정치, 사회, 연예계를 뒤흔들었다. 그 중심에는 그룹 빅뱅 출신 승리가 있었고 승리가 쏘아 올린 불똥은 정준영 단톡방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열쇠가 되었으며,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의 사퇴와 YG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약물 스캔들로까지 이어졌다.



● 버닝썬 게이트→승리 연예계 은퇴

‘버닝썬 게이트(부정행위나 비리 혹은 추문)’는 그룹 빅뱅 출신 승리(본명 이승현)가 이사직에 있던 클럽 버닝썬에서 일어난 폭행사건에서 비롯됐다. 이후 경찰과의 유착, 마약 의혹 등이 불거졌지만 승리는 지난 2월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의혹을 부인했다. 사건은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매매 알선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 카카오톡 대화 내용의 일부가 공개되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 2015년 12월 승리가 클럽 아레나의 직원 등과 나눈 대화 내용으로 승리의 성매매 알선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는 계기가 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승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시켜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번 사건으로 승리는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알선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 정준영 단톡방, 최종훈과 집단 성폭행

이른바 ‘정준영 단톡방’은 승리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정준영이 승리나 자신의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있는 카톡방 등에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정준영은 2015년부터 여성들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했고 이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다. 경찰은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정준영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정식으로 입건했다. 정준영 역시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연예계에게서 은퇴했다.

정준영 단톡방 멤버로 알려진 로이킴과 에디킴은 지난 4월 음란물 유포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에 대한 결론이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둘은 연예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종현과 용준형은 채팅방 멤버라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입대를 했고, 각각 씨엔블루와 하이라이트에서 탈퇴했다.

또 문제의 단톡방에선 경찰 고위직 이름이 수차례 거론됐고, 경찰과의 유착 정황까지 포착됐다. 2016년 정준영이 전 여자친구 몰카 사건으로 처음 경찰 조사를 받았을 당시 정준영은 두 번이나 무혐의로 풀려났고, FT아일랜드 최종훈도 음주운전 사실을 무마한 듯한 대화 내용을 지인들과 나눴다.

이후 정준영과 최종훈 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피해 여성은 정준영과 최종훈 등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유포된 음성파일과 사진 등을 통해 자신이 이들에게 성폭행 당한 정황을 뒤늦게 확인해 고소했다. 이들은 2016년 1월 강원 홍천, 3월 대구에서 여성들을 술에 취하게 만든 뒤 집단성폭행 한 혐의를 받았고, 법원은 지난 11월 29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정준영과 최종훈에게 각각 징역 6년형,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또 두 사람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함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복지시설에서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정준영과 최종훈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승리, YG 양현석과 재등판

승리는 횡령·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송치된지 두 달 만인 8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한 혐의(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로 다시 경찰에 출석했다. 이번에는 자신이 몸담았던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양현석과 같은 혐의로. 승리는 당시 조사에서 혐의 일부만 시인했지만 양현석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검찰은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 양현석 성접대 의혹, YG 마약 스캔들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는 불법 도박뿐만 아니라 2014년 외국인 재력가를 접대하면서 유흥업소 여성을 동원한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이 혐의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했다.

양현석에게 적용된 또 다른 혐의는 '협박'이다. 이는 YG엔터테인먼트의 고질적인 문제이자 양현석 본인조차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마약 스캔들’과 관련돼 있다. 양 대표는 2016년 8월 아이돌 연습생 출신 한서희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던 중 그룹 아이콘 출신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을 경찰에 진술하자 한서희를 회유·협박해 진술을 번복하게 만든 혐의를 받는다.

한 매체는 그룹 위너 이승훈이 한서희와 YG엔터테인먼트 직원 K의 인연을 만들어준 인물이라는 메신저 내용을 공개해, 약물이 YG엔터테인먼트의 병폐임을 드러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위너 이승훈은 비아이 마약 스캔들의 피의자였던 한서희에게 비밀톡을 보내 비아이의 양성 반응을 은폐하는 데 동조했다. 또 한서희는 양현석 전 대표가 자신을 YG 사옥으로 불러 비아이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라고 종용했다고 증언, 양현석 전 대표는 “녹취할까봐 핸드폰을 뺏은 건 맞지만 겁을 먹고 스스로 진술을 번복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양 전 대표에게 범죄 혐의가 있는 비아이에 대한 경찰 수사를 막은 범인 도피 교사죄까지 포함해 협박, 업무상 배임 등 3가지 혐의를 적용했고 양 전 대표는 한 차례 출석을 거부한 후 지난 11월 9일 출석, 10시간 넘게 조사에 임했다. 경찰은 조사 내용을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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