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공소남TV] ‘아이다의 신스틸러’ 지새롬이 창현 거리노래방에 나간 진짜 이유

입력 2019-12-24 1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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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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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 세 번째 시즌 연속 ‘신스틸러’ 등극
창현 거리노래방 나갔다가 레전드 찍어
유튜브 채널 ‘감미롬’ 직접 제작, 새로운 도전


“역대급, 아니 레전드!”.

구독자 245만 명을 자랑하는 슈퍼 유튜브 채널 ‘창현 거리 노래방’에 출연해 ‘역대 출연자 중 레전드를 찍었다’는 평을 받은 여성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폭발했다.

이 레전드 출연자의 정체는 뮤지컬배우 지새롬. ‘지새롬’이란 이름을 들은 시청자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어쩐지 …”와 “지새롬이 가요를 이렇게 잘 불렀어?”다.

지새롬 배우는 요즘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아이다에 출연 중이다. 벌써 세 번째 시즌이다. 뮤지컬, 특히 아이다와 같은 대극장 뮤지컬의 경우 한번 막을 올리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가까이 공연되기도 하는데 이를 ‘한 시즌’으로 친다.

지새롬 배우처럼 세 시즌이나 한 작품, 한 역할을 맡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오디션장의 심사위원, 제작 스태프는 물론 관객이 모두 인정해야 가능하다.

디즈니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아이다 라이선스 공연을 스톱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금 공연되는 아이다가 더욱 각별한 이유다. ‘아이다의 신스틸러’로 불리는 지새롬 배우의 연기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서울 충정로 스포츠동아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지새롬 배우와의 인터뷰 첫 머리는 다소 촉촉했다.

- 아이다와 벌써 세 번째 시즌이로군요. 아무래도 이번은 좀 더 각별할 것 같습니다.

“2013년 디큐브아트센터 공연 때가 첫 시즌이었어요. 저에게 아이다란 작품은 너무 큰 선물이죠. 항상 행복했던 작품으로 기억합니다. 벌써 세 번째, 게다가 마지막이라니. 각별하기도 하고 … 한 회, 한 회 소중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이라는 말이 아무래도 서운하게 들립니다.

“한국에서 아이다의 라이선스 공연은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디즈니에서 더 이상 계약을 하지 않고 끝낸다고 들었거든요.”

- 엄밀히 말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 온 아이다 버전이 한국뿐만 아니라 ‘지구상에서’ 더 이상 공연되지 않는다는 얘기죠?

“네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사진제공 |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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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새롬 배우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아쉬운 마음이 클 것 같습니다. 연습할 때라든지 분장실 분위기는 어떤가요. 지금까지 시즌과는 조금 다를 것 같기도 합니다만.

“달라요. 너무 다르죠. 사실 아이다는 배우들에게 굉장히 힘든 작품입니다. 앙상블들 퀵체인지도 많고요. 특히 1막은 무대 뒤가 전쟁터입니다. 체력소모가 워낙 크죠. 그래서 아이다는 분장실이 조용한 편이었어요. 발랄하고 화기애애하던 사람들도 그래요. 아이다는 에너지를 아껴놔야 공연에서 쓸 게 있거든요. 조용조용하죠. 나름 배우들 사이에서 인싸이자 분위기 메이커인 저도 그럴 정도였으니까요.”

- 그랬던 아이다의 분장실 분위기가 이번엔 달라졌다는 말씀?

“네. 뭐 이제 저도 배우들 사이에서 중간 정도가 됐고. 분위기를 좀 이끌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배우들도 마지막이라 그런지 애정도 많고. 요즘 여자배우 분장실은 완전 하이텐션이에요. 저 세상 텐션이죠(웃음). 다들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 지새롬 배우가 맡은 네헤브카란 인물은 연약한 것 같으면서도 더 없이 강한 여성인 것 같습니다. 어떤 네헤브카를 보여주고 싶었나요.


“네헤브카는 아이다의 베스트 프랜드죠. 이집트에 노예로 끌려오기 전까지 최측근이자 동고동락하던 사이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네헤브카를 연약하지만 그 안에 강함이 들어 있는, 그런 캐릭터라고 말씀하세요. 제가 생각한 네헤브카도 그렇고요. 외국 연출가, 안무가의 디렉션도 비슷합니다. ‘네헤브카는 노래 소절에서도 연약하지 않다’, ‘누구보다 강한 정신력을 가진 친구다’라는 거죠. 그래서 한 치의 흔들림없이, 더 강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한 치도 물러서서는 안 된다고. 저도 그 안에서 어떻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저만의 색깔로 녹여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 혹시 네헤브카와 실제의 지새롬이란 사람은 겹치는 부분이 있을까요.

“어떻게 보면 …(웃음). 감히 말씀드리자면, 제 모습과 많이 닮았기 때문에 세 시즌을 계속할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주변에서 저를 강한 이미지로만 보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저와 오래 지내온 사람들은 누구보다 제가 여리고 연약한 것을 알아요. 겉으로 티를 안 내는 것뿐이죠. 그런 점들이 비슷하지 않을까.”

- 이번 아이다는 마지막이라는 의미에서 지금까지보다 오디션이 훨씬 치열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새롬 배우는 오디션 때마다 해외 연출이 늘 그렇게 칭찬, 아니 극찬을 한다고 하던데요. ‘틀림없이 큰 배우가 될 것이다’라는 예언까지 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기에 이런 극찬을 했을까요.

“푸하하! 실은 저도 풍문으로만 들어서(웃음). 스태프들이 오디션 후기, 뒷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요. 저한테 힘내라고 해주신 말들 속에서 들은 적이 있어요.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 오디션 때 많이 내려놓고 했던 것이 그분들 느끼시기에 진심으로 다가간 것이 아닐까 싶어요. 너무 감사하고 감격스러웠죠.”

- 오디션을 볼 때 해외 심사위원들 눈에 하트 뿅뿅이 느껴지시던가요.

“아뇨. 하트느낌은 아니었어요. 인상을 쓰고 집중해서 봐주시죠. 사실 해외 스태프들은 대부분 항상 웃고 있고, 나이스한 표정이세요. 그래서 종종 한국배우들이 오해를 하곤 하죠. ‘내가 마음에 드나보다’하고요(웃음). 오디션 연기를 하면 거의 ‘굿’, ‘퍼펙트’해주시거든요. 문화가 우리와 다른 것 같아요. 나중에 알고 보니 다들 ‘굿’, ‘퍼펙트’ 소리를 들었더라고요(웃음)”.

사진제공 |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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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새롬 네헤브카는 아이다의 신스틸러’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어떤 장면에서 신스틸러로 등극하게 되신 건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댄스 오브 더 로브’를 가장 임팩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무대에 올라가보니 관객들은 ‘더 갓스 러브, 누비아’를 더 인상 깊게 보시는 것 같더라고요. 1막 엔딩하고 내려왔을 때 배우로서 해소감 같은 게 있어요. 무대 위에서 다 내려놓고, 내가 할 수 있는 정점을 매회 찍고 내려온다는 게 너무너무 만족스럽습니다. 몸이 힘든 만큼 만족감이 커요.”

“나라를 빼앗긴 상태에서 아이다가 다시 결심을 하죠. 부족하지만 너희와 함께 가겠다고 결심을 합니다. 그 전 장면에서 아이다는 라다메스와 사랑을 나누고, 아버지가 잡혀갔다는 얘기를 듣게 돼요. 그러자 누비아 사람들이 몰려와서 아이다에게 묻습니다. 포기하지 말자. 이 아픔을 견디고 이겨내서 나라를 되찾고 말 거야. 이러면서 부르는 노래죠. 우리 한국인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더 감동이 큰 것 같아요.”


- 뮤지컬 배우 분들은 다 노래를 잘 하시지만, 지새롬 배우는 정말 잘 하시는 배우죠. 그동안 지새롬 배우의 노래실력을 뮤지컬 무대나 갈라콘서트 같은 곳에서, 혜택 받은 일부 사람들만 확인할 수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요즘은 아무나 다 알고 있는 것 같더군요(웃음).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것 말씀이시죠?(웃음). 사실 메인이 아니면 뮤지컬 작품에서 앙상블 배우들이 노래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아요. 노래 잘하는 배우들이 너무 많은데 아쉬움이 있죠. 갈라콘서트 무대도 많지 않고. 많은 분들 앞에서 노래 해보고 싶었는데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구독도 해주시고, 사랑도 해주시고.”

사진제공 |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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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유튜브 채널인 창현 거리노래방은 어떻게 해서 나가게 되신 건가요. 설마 ‘뮤지컬 배우의 진짜 실력을 보여 주마’하고 나가신 건 아니겠죠?

“그런 걸 노린 것은 아니고요. 가요 부르는 걸 좋아하는데 대중 앞에서 부를 기회가 없었거든요. 뮤지컬만 8~9년 하다보니 더 그랬죠. 막상 나가겠다고 해놓고 보니 두려워지더라고요. 내가 뮤지컬을 나름 해온 자부심이 있는데,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하면 당당하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어떤 평가를 받을까. 사실 쉽지 않았어요. ‘무조건 나가야지’보다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설령 1차에서 떨어지더라도 상처받지 말자’ 하고 나갔어요(웃음).”

“시기적으로 공연 연습 들어가기 전이라 시간적으로 여유도 좀 있었고. 2주 정도 고민하다가 용기를 냈죠. 김범수의 ‘끝사랑’, 박정현 ‘꿈에’, 이선희 ‘그 중에 그대를 만나’, 윤하버전의 ‘서쪽하늘(이승철)’ 등 총 7곡을 불렀습니다.”


- 창현 거리노래방 사상 ‘역대급’, ‘레전드’ 소리를 들으셨습니다. 그런데 보신 분들께서 의상얘기도 많이 하시더군요.

“저도 많이 들었어요. ‘최대한 가리고 나가자’ 하는 마인드로 입고 나갔습니다(웃음).”


- 유튜브 영상을 보니 어쩐지 무대보다 더 떨릴 것 같더군요.

“떨려요. 공연은 연습기간이 있잖아요.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체화시켜서 무대 위에 올라가는 거죠. 배우들은 결혼식 축가, 행사 때 더 떨어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불안한 거죠. 이날도 모두 즉흥적이었어요. 시청자들 평가가 의식이 될 수밖에 없죠. 노래를 하고 있으면 카메라에 실시간 채팅, 이모티콘이 막 올라가거든요. 흔들릴 수밖에 없어요. 쉽지 않았습니다(웃음).”


- 주변에서 동료들이 뭐라고 하던가요. 반응이 궁금합니다.

“유튜브 영상이 올라오고 아이다 연습 들어가니까 언니 오빠들이 누구보다 응원해 주더라고요. ‘새롬이가 가요를 이렇게 잘 했구나’하면서. 제일 기분 좋은 말은 ‘너 화면빨 잘 받더라’라는 거였습니다. 하하!”


- 말이 나온 김에 지새롬 배우의 개인 유튜브 채널도 있지 않나요.

“창현 거리노래방 나가고 2주 뒤쯤 개설했습니다.”

-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보자?

“그게 팩트고요, 흐흐흐. 사실은 그 전부터 주변에서 워낙 많은 배우들이 유튜브를 권유했어요. ‘네 성격에 딱이야. 빨리해!’ 라면서. 쉽지 않은 거 잘 알고 있었죠. 영상편집도 전혀 모르고. 그러다 창현노래방이 계기가 된 거였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노래 부르는 모습도 올리고 싶고, 또 재미난 일상이나 혼자 보기 아까운 것들도 보여 드리고 싶고.”

- 촬영, 편집도 직접 하시나요.

“아무 것도 몰랐는데, 배우 중에 승일이란 오빠가 있어요. 처음에 도움을 많이 줬죠. 첫 영상 만들어주면서 영상편집은 힘들고 어려워도 직접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공부를 했죠. 서툴지만 직접 제 손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었죠(웃음).”


- 유튜브 채널 이름이 참 예쁘네요. 감미롬.

“유튜브 시작할 때 이름을 뭘로 할까 고민했어요. 새롬티비? 지새롬티비? 제가 통영출신인데 친구들끼리 단톡방이 있거든요. 애기엄마가 된 친구가 ‘다 필요없고, 감미롬 어때’하더라고요. 딱 와 닿았어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감미롬’으로 정했습니다.”


- 다시 아이다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계속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나중에 아이다를 또 하게 된다면, 그리고 주연으로 캐스팅이 된다면 지새롬 배우는 아이다입니까, 암네리스입니까. 어느 쪽에 더 매력을 느끼시나요.

“어려운 질문인데요. 제가 앞서 두 시즌 할 때에는 암네리스 커버였어요. 암네리스 노래가 워낙 어렵죠. 짧지만 임팩트 있고 강력한 노래라 많이 어려웠어요. 심신이 약해 떨기도 떨었고(웃음). 암네리스는 텐션이 높아야 하는데 제가 평소 차분한 편이거든요. 로우 텐션입니다. 암네리스는 인간 내면이 성숙되어가는 과정이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엔 감사하게도 아이다 커버를 맡고 있어요. 아이다를 분석하고 공부하던 중에 느낀 건데, 아이다가 성격은 나랑 딱 맞는 거예요. 차분하고 강인한 이미지죠. 대신 아이다는 할 게 너무 많아요. 두 캐릭터는 확실한 매력을 지니고 있죠.”


- 그러고 보니 양쪽을 다 준비한 ‘준비된 아이다, 암네리스’셨군요.

“어쩌다보니(웃음). 사실 둘 중 하나를 딱 꼽기가 쉽지 않아요.”


- 2013년, 2016년, 2019년. 세 시즌 연속 아이다 출연입니다. 아이다만 300회 넘게 출연을 하셨죠. 엄청난 자기관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늘 100%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게 있을까요.

“아! 300회. 잊고 살았어요(웃음). 배우들이 아이다 공연 시즌에 들어가면 체력 소모가 많다보니 병원을 자주 갑니다. 침 맞고 수액, 비타민 투입하고. 특히 아이다는 겨울에 많이 하거든요. 감기가 제일 무섭죠. 걸리면 기본적으로 2~3주는 가니까. 그래서 감기에 안 걸리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저도 이제 서른 막 넘었는데요. 비타민, 보조제를 더 챙겨먹게 되더라고요.(웃음)”

- 주로 먹는 걸로 관리를 하시는군요.

“쉴 때는 안마, 마사지도 꾸준히 받고요. 조금만 몸이 안 좋아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습니다. 저는 엄마 체력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덕분에 크게 아프지 않고 세 시즌을 버티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아무리 그래도 위기가 없지는 않겠죠.

“장기공연을 4~5개월씩 하다보니 후반부쯤 고비가 오긴 오더라고요. 목도 과부하가 걸리게 되고. 그래도 정신을 안 놓았습니다. 놓는 순간 끝이란 걸 알고 있거든요. 힘들수록 더 집중해야 하죠. 악바리처럼, ‘막공까지 해낼 거야’하는 정신으로.”

사진제공 |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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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뮤지컬 삼총사로 데뷔하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느덧 9년차 배우시네요. 어떻게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우고, 데뷔하게 되었는지.

“유치원 다닐 때 동요 대회에 나갔어요. 여섯 살 위 친오빠가 성악을 배웠는데요. 오빠가 콩쿠르 나간다고 연습을 하면 전 그 옆에서 더 많이 연습을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다가 인문계 학교를 다녔고, 음악 쪽으로 진학하고 싶은데 클래식은 적성이 아니었거든요. 그때 즈음이 뮤지컬학과가 많이 생길 때였어요. 고3 여름에 입시 준비를 시작했죠. 대학 4학년 때 선생님께서 ‘오디션 한번 볼래’하셔서 도전했는데 삼총사가 됐어요. 4학년 취업계를 내고 서울로 올라오게 됐습니다.”

“제가 통영여고를 다녔어요. 통영은 국제음악제로 유명한 도시이기도 하죠. 소극장 축제가 열렸는데 부산에서도 많은 분들 오셔서 공연했죠. 학교에서 단관을 갔는데 배우들 연기를 보면서 이상하게 끌리더라고요. 어려워 보이지만 나도 저 무대에 서면 왠지 잘 할 거 같더라고요(웃음). 집에 와서 ‘엄마 나 뮤지컬 할래’하고 졸랐어요. 입시준비하기엔 늦은 상태였는데, 부랴부랴 서울에 있는 학원을 알아보고, 방학이 되면 올라와서 배우고. 그렇게 해서 다행히 대학에 합격했어요.”

- 어느 인터뷰를 보니까 ‘좋은 배우는 눈으로 말하는 배우’라고 하신 걸 본 기억이 납니다. 알 듯 모를 듯한 얘기였는데요. 눈으로 말하는 배우는 어떤 배우일까요.

“푸하하! 사람은 눈을 보면 알 수 있잖아요. 눈을 보고 얘기할 때 진심이 묻어나온다고 생각해요. 아이다 안무가 오빠가 노트할 때 항상 이렇게 말했어요. ‘대단한 동작? 틀려도 돼. 나는 눈빛으로 연기하고 눈빛으로 춤을 추면 멋진 배우라고 생각한다’고요. 저도 그게 너무 멋지게 생각되어서.”

그 말은 확실히 멋졌다. “그럼 지금부터 5초간 눈으로 말해 주세요”하고 농담 삼아 요청해 보았는데 지새롬 배우는 “정말로 해요?”하더니 자세를 고쳐 잡았다.

뮤지컬 아리랑의 ‘애이불비’를 눈빛으로 연기해 보이겠다고 했다. 애이불비는 속으로는 슬프지만, 겉으로는 슬퍼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쯤 되니 당황하게 되는 것은 오히려 기자 쪽이다. 설렁탕 먹다가 국물 좀 더 달라고 했더니 도가니탕 한 그릇이 서비스로 나온 기분이다.

뮤지컬 한 걸음만 내디뎌온 지 9년. 2019년은 유튜브가 있어 생기가 넘쳤고 활력이 더 했다. 유튜브라는 이름의 새로운 물결은 2020년 과연 그를 어디로 데려다 줄까.

지새롬 배우의 2020년 한 해를 축복하며, 미리 만들어둔 주문을 외워보기로 했다.

더욱 새로워져라,

더욱 감미로워져라.

지새롬, 파이팅!!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지새롬 배우와의 인터뷰 영상은 네이버TV, 유튜브의 ‘공소남TV’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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