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VIP’ 표예진 “연기의 원동력? 뚜렷한 주관”

입력 2019-12-25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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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팬 스타즈컴퍼니

연기자 표예진(27)에게 연기란 “내 안에 있는 모습들을 꺼내어 펼치는 것”이다. 그렇기에 24일 종영한 SBS ‘VIP’는 그에게 “어렵고 또 어려운” 무대였다.

불륜을 저지르고도 빳빳하게 고개를 들어야만 하는 인물을 연기하는 과정은 “고민의 연속”이었다. 또 “읽을 수도 없는 갖가지 외국어로 된 욕”을 들을 정도로 시청자의 미움도 한 몸에 받았다.

그럼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다. 표예진은 오히려 “새로운 경험을 토대로 빨리 다음 작품을 만나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 “‘VIP’, 나도 놀란 내 모습 나와”

‘VIP’는 백화점 VIP 전담팀 차장인 주인공 나정선(장나라)이 남편 박성준(이상윤)의 내연녀를 찾아가는 내용을 담는다.

표예진이 맡은 온유리는 그토록 나정선이 찾아 헤매던 ‘남편의 여자’다. 마트 시식코너 계약직원에서 VIP팀원으로 신분이 바뀌는 반전도 있다. 온유리를 통해 시청자로부터는 “정말 얄밉다”는 호평(?)을 얻어냈다.

“예상보다 반응이 격해 어느 순간에는 댓글을 찾아보지 않게 됐다. 다른 것보다 아무도 온유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 속상했다. 나 또한 처음엔 온유리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그의 인생을 짚어보면서 끝내는 이해했다. 찢어지는 가난으로 녹록치 않은 삶에 처음 찾아온 기회가 얼마나 절박했을까. 그의 아픔이나 어려움을 여러 번 고민했다.”

“만약 나라면 나정선보다 훨씬 더 폭주했을 것”이라며 웃음을 터뜨린다. 쉽지 않은 연기였지만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배 연기자인 장나라, 이상윤의 응원으로 힘을 얻었다고 한다.

아직 연기 경력이 길지 않은 그에게 두 사람은 “장면이 잘 나왔다” “걱정 안 해도 되겠다”는 말을 수 없이 해주었다.

“자주 함께 촬영을 한 두 사람에게 특히 의지를 많이 했다. 장나라 언니는 몰입도가 엄청났다. 나까지 함께 몰입하게 만들어줬다. 좋은 선배 연기자들을 만나 배운 것이 많다. ‘VIP’는 여러 의미로 내게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내게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악한 모습을 보여줬다. 도전적이고 욕심나는 역할을 해내 기쁘다.”

사진제공=팬 스타즈컴퍼니


○“‘시청률 퀸’? 언젠간 꼭 달고 싶은 타이틀”

표예진은 2016년 MBC ‘결혼계약’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한 경력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청률 ‘타율’도 좋은 편이다. KBS 2TV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쌈, 마이웨이’(2017),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 등 출연한 작품들이 모두 흥행했다. 신흥 ‘시청률 퀸’이란 별명이 욕심날 법한 행보라는 말에 “제가 감히!”라면서도 “먼 훗날 언젠가는 꼭 달고 싶네요”라며 깔깔 웃는다.

“지금까지 제가 전면에 나서서 한 적은 거의 없다. 운이 정말 좋았을 뿐이다. 언젠가는 나도 좋은 작품에 힘을 실을 수 있었으면 한다. 쉴 틈 없이 연기할 수 있었던 비결? 아직 감독님들에게 물어본 적은 없다. 하지만 솔직한 내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기회가 닿으면 좋지만 안 되면 어쩔 수 없다’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그런 게 좋게 보인 것 같다.”

그가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결정적인 원동력은 “일희일비하지 않는 성격”이다. 표예진은 “아직 어리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다’는 주관만은 뚜렷하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스스로 돌아보면 내면이 단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심을 ‘나’로 잡으니 다른 것엔 잘 흔들리지 않는다. 어떤 것을 결정해야 할 때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뭘 할 때 가장 행복하지?’ 이런 질문을 기준으로 삼는다. 연기도 내가 믿을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의지대로 걸어온 길이기에 “연기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단 한 순간도 없었다”고 말한다. ‘VIP’도 새로운 감정으로 부딪치고 표현하느라 “불안하고 의심되는 순간의 연속”이었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결국엔 잘 해냈다.

덕분에 스스로 “노력의 의미를 담은 70점”을 후하게(?) 줄 수 있게 됐다.

이제 목표는 “새로운 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아직까지 “대학생으로 등장하는 청춘물”을 못 해봤다고 한다.

언젠가는 “‘옆에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이 드는 털털하고 똑 부러지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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