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이 키운 시장, 오디션이 ‘찬물’

입력 2019-12-2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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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은 2019년에도 케이팝의 세계적 명성을 높였다. 사진은 방탄소년단이 2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SBS 가요대전’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그룹 방탄소년단은 2019년에도 케이팝의 세계적 명성을 높였다. 사진은 방탄소년단이 2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SBS 가요대전’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 명과 암 엇갈린 ‘2019년 가요계’ 결산

BTS 투어 수익금 무려 1360억원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3관왕 쾌거
승리·양현석 논란으로 ‘YG’ 흔들
프듀 조작으로 오디션 신뢰 추락

2019년 가요계는 명과 암이 극명하게 엇갈린 한 해였다. 방탄소년단의 등장 이후 케이팝이 세계 음악시장에서 주류로 올라섰다. 방탄소년단과 슈퍼엠, 블랙핑크 등 케이팝 스타들의 빛나는 성취는 한국을 넘어 세계 대중음악사를 새로 쓰게 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일부 가수들의 잇단 사건과 사고로 얼룩지기도 했다. 대중가요사에 큰 오점을 남긴 버닝썬 사건, 오디션 열풍을 정점으로 끌어올린 ‘프로듀스’ 전 시즌 조작 논란 등은 케이팝의 위상을 무색하게 한 사건들이었다.


● 방탄소년단·슈퍼엠 ‘노는 물이 달라’

올해도 방탄소년단은 ‘훨훨’ 날았다. 자신들에게 불가능한 무대는 없다는 듯,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갔고 엄청난 수익도 거둬들였다. 4월 발표한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를 통해 빌보드 앨범 차트 ‘빌보드200’ 1위에 오르며 세 음반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이 앨범을 통해 한국가수 최초로 영국 오피셜차트 앨범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이 같은 성과는 앨범 발표와 동시에 진행한 스타디움 투어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졌다.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를 통해 연 100만여 관객을 끌어 모았고, 티켓 판매 금액도 1360억 원(미국 박스스코어 집계)에 달했다.

아쉽게도 미국 3대 대중음악상 중 하나인 그래미 어워즈 진출은 불발됐지만, 지난달 25일(한국시간) 미국 LA 마이크로소프트 씨어터에서 열린 ‘2019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시상식에서 ‘페이보릿 듀오 오어 그룹-팝/록’과 ‘투어 오브 더 이어’,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등 3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올해 방탄소년단 못지않게 눈부신 활약을 펼친 그룹은 또 있다. 프로젝트 그룹 슈퍼엠은 10월 미국 무대에 데뷔하면서 동시에 첫 번째 미니음반 ‘슈퍼엠’을 통해 빌보드 정상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의 뒤를 이어 빌보드를 점령할 가수가 누구일지 국내외 호기심이 집중된 가운데 엑소, 샤이니, NCT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힘을 합쳐 만든 슈퍼엠이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번 케이팝의 위상을 알렸다.

양현석(왼쪽)-승리. 동아닷컴DB

양현석(왼쪽)-승리. 동아닷컴DB


● 성범죄·마약·자살·조작…

화려한 조명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올해 초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가 사내이사로 있던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촉발된 논란은 아이돌 스타들의 성폭력과 불법 동영상 촬영, 마약 등 각종 범죄들이 줄줄이 드러나는 단초가 됐다. 빅뱅, 투애니원, 블랙핑크 등을 키워낸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 중 한 곳인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 전 대표프로듀서가 외국인 투자자 성매매 알선과 상습 도박, 협박 등 혐의로 입건되기까지 했다. 결국 양현석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고, 승승장구하던 ‘YG제국’도 휘청거렸다.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에 휘말린 정준영, 최종훈 등 가수들도 잇따라 구속되며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충격적인 사건이 뜸해질 무렵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전 시리즈 조작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오디션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와 정체성은 바닥으로 추락하는 등 방송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연이은 흥행으로 ‘스타PD’로 군림했던 연출자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구속되며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안겼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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