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회의 2019~2020시즌 행보 얼마나 대단했나

입력 2020-01-01 16: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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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키커 구영회(26·애틀랜타 팰컨스)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엄청난 압박을 이겨내야 하는 포지션의 특성까지 맞물려 가치는 점점 더 올라가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1일(한국시간) “애틀랜타가 시즌 중반 구영회를 영입한 것은 인상적인 무브였다”며 “이 선택으로 애틀랜타가 미래의 키커를 발굴했다”고 전했다.

구영회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 뉴저지주로 이주했고, 릿지우드고교와 조지아서던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7년 8월 LA 차저스에 입단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선수로는 존 리, 하인스 워드, 카일 러브에 이어 4번째 NFL 입성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데뷔전인 덴버 브롱코스와 2017~2018시즌 개막전에서 결정적인 44야드 필드골을 블록당하며 슬럼프에 빠졌고, 결국 4경기에서 6차례 필드골 가운데 3개만 성공시킨 뒤 방출의 수모를 겪었다.

이후에도 좌절하지 않고 2019년 2월 출범한 미국 신생 풋볼리그(AAF)의 애틀랜타 레전드에 입단해 기량을 뽐낸 뒤 연습생 신분으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유니폼을 입었다. 여기서도 다시 방출의 아픔을 맛봤지만, 지난해 11월 애틀랜타 팰컨스의 러브콜을 받아 NFL에 재입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당시 애틀랜타가 구영회를 영입하며 방출한 선수는 2002년부터 무려 17년간 NFL에서 활약한 베테랑 키커 맷 브라이언트(45)였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구영회는 2019~2020시즌 총 26차례 필드골 기회에서 23차례를 성공했다(성공률 88.46%). 팀이 40-20으로 승리한 캐롤라이너 팬서스와 14주차 경기에선 4차례 필드골을 100% 적중했고, 본인 최장거리 필드골 기록을 50야드로 늘리기도 했다. 비록 팀은 7승9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새로운 키커를 발굴했다.

엄청난 몸싸움을 동반하는 NFL에서 키커는 펀터(주로 4번째 다운에서 공을 멀리 차 상대에 넘겨주는 역할)와 함께 스페셜 팀으로 분류된다. 킥오프, 또는 필드골 상황에서 정확하게 차는 데 주력하다 보니 몸싸움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키커가 느끼는 압박은 상당하다. 승부를 가를 결정적인 상황에서 필드골을 실패하면 곧바로 역적으로 몰린다.

단순히 잘 차면 끝나는 게 아니다. 센터의 스냅을 받아 공을 지면에 세워주는 홀더와 호흡도 중요하다. 필드골을 실패하면 비난은 키커에게 쏠린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키커들이 인정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96년부터 23년째 뛰고 있는 아담 비나티에리(48·인디애나폴리스 콜츠)가 대표적인 예다.

SI는 “애틀랜타는 미래를 위한 키커를 찾았다”며 “안정적인 포지션은 아니지만, 구영회가 애틀랜타에서 오랫동안 뛴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고 했다. 26세 젊은 키커의 첫 풀타임 시즌은 대성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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