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를 해야죠” 키움 손혁 감독이 ‘최악’을 먼저 생각하는 이유

입력 2020-01-07 16: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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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마냥 좋을 순 없으니까요.”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47)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최근 유독 고민이 깊어졌다. 투수진 운영에 대한 고민을 하루도 빠짐없이 하지만, 본격적인 시즌 준비가 다가올수록 계산할 게 많아지는 이유에서다.

2019시즌을 준우승으로 마친 키움의 핵심 전력은 불펜이었다.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두꺼운 뎁스를 자랑해 ‘벌떼’ 마운드의 진가를 보였다. 조상우를 필두로 김상수, 이영준 등 신구조화가 절묘하게 이뤄진 계투진이 너나 할 것 없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키움은 프리에이전트(FA) 좌완 오주원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해 올해 큰 전력 손실이 없다. 최고의 불펜 전력을 한해 더 가지고 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손 감독은 최상의 시나리오를 철저히 지양한다. 혹시 모를 ‘최악’을 먼저 챙기고 있다.

손 감독은 7일 “우리 불펜이 지난해 정말 좋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감독으로서 최고의 시나리오만 생각할 수는 없다. 때로는 믿었던 전력에 배신을 당할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대비는 항상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대비책은 혹시 모를 공백을 미리 메울 수 있게 ‘준비’시킨다는 것이다. 손 감독은 “1군에서 누군가 빠지면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사실상 두 명이 필요하다. 현재 전력을 온전히 믿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파이어볼러’ 안우진을 불펜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이 같은 계획의 연장선이다. 손 감독은 “우리 불펜에서 빠른 공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투수는 조상우 뿐이다. 안우진이 합류하면 짐을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안우진의 선발 복귀에 대해서는 “구종을 늘리고 그 공을 완벽히 구사할 때까지의 성장 시간이 필요하다. 불펜으로 실전 경험을 쌓으면서 나중에 ‘한방’을 터트려야 하는데, 안우진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자원이다”고 덧붙였다. 초보 사령탑답지 않은 모습이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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