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스토리] 마케팅도 챙기는 캡틴? 양의지, “주장 로고, ‘단디’ 어때?”

입력 2020-02-08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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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새로운 캡틴 양의지가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스프링캠프지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투손(미 애리조나주) | 최익래 기자

NC의 새로운 캡틴 양의지가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스프링캠프지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투손(미 애리조나주) | 최익래 기자

팬들의 ‘니즈’와 구단의 마케팅 요소까지 신경 쓰는 주장이 있다? ‘캡틴’ 양의지(33·NC 다이노스)의 꼼꼼함이 캠프 초반부터 분위기를 밝히고 있다.

NC의 2020시즌 주장은 양의지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돼 이제 겨우 NC 2년차. 하지만 존재감과 리더십은 여느 프랜차이즈 선수 못지않았다. 2019시즌 종료 후 선수단이 중론을 모았고, 이동욱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이견이 없었다.

포수는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바쁘다. 투수의 공을 받고, 수비 훈련을 하고, 타격까지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장의 역할까지 더해져 양의지는 가장 분주한 인물이 됐다.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NC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양의지는 훈련 시간 내내 목청껏 후배들을 독려했다. “밖에서라도 말을 안 하면 입을 열 일이 없다”는 너스레에는 후배들을 향한 진심이 묻어있었다.

양의지의 유니폼에는 캡틴을 상징하는 ‘C’가 선명히 적혀있었다. ‘잘 어울린다’는 말을 건네자 양의지는 “솔직히 글씨체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이어 구단 관계자에게 “주장 로고를 ‘단디’로 하는 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NC는 창단 초기부터 ‘야무지게 해라’의 경상도 사투리인 ‘단디 해라’에서 착안해 마스코트 공룡으로 ‘단디’를 만들었다. 후속 마스코트로 ‘쎄리’가 출시됐지만 단디의 아성을 넘진 못한다. 인형은 물론 팝콘통, 망토후드 등 다양한 ‘굿즈’로 NC 마케팅 팀의 히트상품 역할을 하고 있다.

양의지는 “단디가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주장 로고를 단디 모양으로 귀엽게 바꾼다면 반응이 괜찮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공룡 캐릭터를 유니폼에 달고 경기를 치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팬들이 원한다면 약간의 민망함도 기꺼이 감수해야겠다는 ‘캡틴’의 자세다.

양의지의 제안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팬들의 바람이 있다면 어렵진 않을 전망이다. 물론 팬들이 가장 뿌듯할 지점은 2020시즌 공룡 군단 캡틴의 리더십이 곳곳에 꼼꼼히 미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투손(미 애리조나주)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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